삼성 SK 현대자동차 롯데 등 주요 그룹들은 증권 생명보험 카드 등 금융회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금융회사들은 비금융 계열사들이 투자자금을 마련하거나 유동성 위기에 처했을 때 자금창구 역할을 담당하곤 했다.
하지만 LG그룹은 “금융에서 손을 떼더라도 그룹 경영에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금융회사의 계열사 지원 기능에 제한이 가해졌고 또 금융시장이 개방돼 필요한 자금은 쉬 조달할 수 있게 됐다는 것.
게다가 LG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금융회사는 배제돼 있었기 때문에 당장 매각하더라도 큰 영향이 없다고 주장한다.
정상국 ㈜LG 부사장은 “LG가 금융에서 손을 뗌으로써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을 분리한다는 정부 정책에 부응할 수 있게 됐다”며 “그룹의 역량을 비금융 제조업 등에 집중함으로써 더욱 효율적으로 경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LG그룹은 △LG카드 유상증자 3000억원 △LG카드 회사채 인수 8000억원 △담보로 제공한 LG증권과 LG카드 지분 포기 등의 책임을 지는 대신 LG카드 부실 문제에서 벗어나게 됐다.
“LG그룹이 LG카드의 심각성을 미리 파악하지 못해 금융업을 완전히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른 것은 결국 오너의 책임”(금융감독위원회 당국자)이라는 지적에 대해 ‘꼬리를 잘라내고 몸체가 사는’ 실리를 챙긴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그러나 LG그룹은 재계 2위로서의 경영능력에 흠집이 갈 수밖에 없게 됐다. 하나로통신 인수 실패에 이어 LG카드 관리 부실로 금융업에서 사실상 ‘강제 퇴출’을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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