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생각을 ‘비유 화법’으로 자주 표현하는 이용섭(李庸燮·사진) 국세청장이 취임 이후 간부회의나 외부 강연 등에서 밝힌 내용을 모은 ‘어록(語錄)’이 국세청 인트라넷에 최근 공개됐다.
17일 국세청에 따르면 이 청장은 4월 12일 국세공무원교육원 특별강연에서 “화장실에서 앞사람에게 급하니까 빨리 나오라고 재촉해 놓고 막상 자기가 들어가면 신문 볼 것 다 보며 뒷사람에게 신경 쓰지 않으면 되겠는가”라고 말했다.
이는 국세청의 명예퇴직 대상자 가운데 명퇴 결심을 미루는 일부 간부를 겨냥해 말한 것으로 풀이된다.
7월 14일 간부회의 등에서는 “‘전자인사시스템’, ‘청장 핫라인’과 같은 공식적인 채널이 있는데도 외부 청탁을 통해 나약한 청장을 만들려는 시도는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며 “국세청에 라인이 있다면 오직 ‘청장 라인’밖에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7월 23일 조사국장 회의에서 “조사국은 음지에서 양지를 지향하는 고독한 조직이 돼야 한다”며 “조사조직은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와 같이 존재 그 자체로서 기능이 발휘돼야 하므로 노출되지 않고 운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차지완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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