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되면 SK그룹은 약 35%, 소버린은 36%의 우호지분을 각각 확보하게 돼 앞으로 국내 기관투자가와 소액주주들이 어느 쪽을 지지하느냐에 따라 SK그룹 경영권의 향배가 결정될 전망이다.
하나은행 윤교중(尹喬重) 수석부행장은 17일 “주요 은행들이 SK㈜ 자사주 10.41%를 사들여 소버린의 경영권 인수 시도를 막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각 은행이 내부 절차를 거쳐 동의하면 조만간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SK㈜도 이날 “자사주 매각 결의를 위한 이사회를 18일 열 것”이라고 밝혔다.
윤 부행장은 “SK㈜는 국내 최대의 정유회사이며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의 대주주”라며 “국가 기간산업을 해외자본에 넘겨줘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채권단이 SK네트웍스에 준 빚을 돌려받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소버린이 SK㈜ 이사회를 장악하면 SK네트웍스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 SK네트웍스가 부도가 나고 이렇게 되면 채권단이 엄청난 손해를 보게 된다.
채권단이 백기사로 나선 것은 SK그룹이 자사주를 인수할 우호적 투자자를 찾지 못했기 때문. 자사주는 의결권이 제한되므로 SK그룹이 표 대결을 하려면 자사주를 사 줄 우호세력을 찾아야 한다.
채권단의 등장으로 SK그룹은 △최태원 회장과 SK계열사 15.93% △우리사주 4.3% △동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4.9% △자사주 10.41%(채권은행단 매입 예정) 등 35.54%의 우호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소버린의 지분은 14.99%. 여기다 헤르메스자산운용과 템플턴투신운용 등 외국인투자자 지분 21%를 합해 36%의 의결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내년 3월 SK㈜ 주총에서의 표 대결을 앞두고 양측의 우호지분 확보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