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큰 인기를 끌지 못했던 카메라폰은 올해 미국에서 500만대가 팔려나갔다. 전문가들은 2006년 미국의 카메라폰 판매 대수가 4850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금까지 휴대전화의 다양한 부가기능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별다른 인기를 끌지 못했던 것과는 달리 카메라폰은 오락 및 사무 용도로 폭넓게 쓰이고 있다.
미국의 카메라폰 열풍은 휴대전화 업계의 판도를 바꾸어놓고 있다. 미국 휴대전화 시장에서 각각 1위와 2위를 고수해온 노키아와 모토로라의 아성이 무너지면서 아시아업체들이 빠르게 시장을 넓혀나가고 있다.
미국에서 인기 있는 아시아 브랜드로는 삼성, LG, 산요, 소니에릭슨 등이 꼽히고 있다. 미국에서 7개의 카메라폰 모델을 선보인 삼성의 경우 미국 내 휴대전화 판매의 40%를 카메라폰이 차지하고 있다.
카메라폰 시장에서 아시아업체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멀티미디어 가전 산업에서 미국이나 유럽보다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 사진 전송에 필요한 데이터처리 능력에서 앞서는 것도 아시아산(産) 휴대전화의 강점이다. 카메라폰 부품들이 주로 일본산이라는 점도 아시아업체들이 신속하게 제품을 만들어내는 데 유리하게 작용한다.
아시아업체들은 2001년부터 카메라폰을 미국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노키아는 지난해 가을 ‘3650’ 카메라폰 모델을 처음 미국시장에 선보였다. 그러나 노키아 카메라폰은 디자인이 투박하고 화질이 떨어지며 작동이 불편하다는 단점 때문에 소비자들에게서 외면당했다. 노키아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이달 신형 카메라폰을 선보일 예정이다.모토로라의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카메라폰 시장의 급성장을 미리 예측하지 못하고 부품 주문량을 너무 낮게 잡아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올 8월에서야 처음으로 카메라폰을 선보인 모토로라는 크리스마스 대목에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터지 애널리틱스의 크리스토퍼 앰브로시오 이사는 “휴대전화 기술이 아날로그→디지털→카메라폰 시대로 진화하면서 선두주자도 모토롤라→노키아→아시아업체들로 바뀌고 있다”면서 “앞선 기술력을 가진 아시아업체들과 브랜드 및 마케팅 전략에서 앞서는 미국·유럽업체들의 경쟁이 내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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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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