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세녹스 LP파워 등을 실제로 휘발유와 같은 용도로 사용되면서도 연료첨가제나 석유대체연료 명목으로 각종 세금을 물지 않는 ‘탈세 제품’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 판단으로 바로 공장을 폐쇄해 검찰 고발과 소송 과정의 제품 판매를 억제할 방침이다.
그러나 정부의 자의적 행정조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현재 진행 중인 세녹스의 석유사업법 위반 소송에서 어떤 결론이 날지도 쉽게 점치기 어렵다.
▽“유사휘발유 원천 봉쇄”=석유사업법 개정안은 유사휘발유와 석유대체연료 관련 조항으로 세녹스류(類)를 규제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우선 정부가 유사석유제품이라고 판단하면 바로 공장을 폐쇄하고 법원의 최종 판결에 따라 대응한다는 내용이다. 또 법원이 유사석유제품이 아니라고 판결하면 그때 업체 피해를 보상해준다는 것.
석유사업법을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으로 바꾼 것은 규제 대상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그동안 석유사업법이 석유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규제여서 석유와 유사한 제품의 생산자를 규제하기 어려웠다고 산업자원부측은 설명한다.
정부는 새 법의 시행령에 석유대체연료의 인가, 품질검사, 부과금 부과 등을 명시해 탈세제품이 대체연료로 둔갑하는 것을 막겠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세녹스 원료 중 하나인 메틸알코올이 함유된 제품은 석유대체연료로 인정하지 않거나 부과금을 매기는 식이다.
▽‘세녹스’ 갈등, 소비자 혼란=하지만 개정된 법을 실제로 세녹스에 적용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법원이 11월 세녹스의 석유사업법 위반 1심 판결에서 “세녹스는 유사휘발유가 아니다”고 판단한데다 정부의 규제에 대해 세녹스 제조업체인 프리플라이트사(社)가 행정소송과 헌법소원을 제기해 판결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산자부는 용제수급조정명령으로 세녹스 제조를 막고 있으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용제수급조정명령은 세녹스의 원료를 공급하는 업체에 대한 규제이기 때문이다.
산자부는 세녹스를 연료첨가제로 파는 것도 불법이라는 입장이지만 이 역시 헌법소원이 제기돼 당장 결론이 나지 않을 전망이다.
산자부 당국자는 “사실상 세녹스 판매를 막지 못하고 있으며 법원 판결 이후 세녹스를 가장한 유사휘발유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리플라이트사는 법원 판결 이후 세녹스 판매를 재개했다. 이 때문에 헌법소원과 행정소송 등이 마무리될 때까지 소비자 혼란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한편 윤승한 프리플라이트 부사장은 “법적 절차 없이 정부가 공장을 폐쇄하겠다는 것은 자의적 법 적용으로 대체연료 개발을 막는다는 뜻이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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