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가 스웨덴에 있고 경영진도 대부분 스웨덴 사람이지만 영어를 공식 언어로 의무화하는 것은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칼 얼링 트로겐 볼보그룹 수석부사장은 “볼보그룹은 25개 나라에 생산공장이 있고 185개 국가에 판매회사가 있는 글로벌기업이다. 매출액의 90% 이상이 스웨덴 바깥에서 일어나고 종업원의 90%가량이 외국인”이라고 밝혔다.
볼보그룹 매출의 67%(2002년 기준)를 차지하고 있는 트럭부문과 건설기계부문이 글로벌 경영의 참모습을 보여준다. 볼보는 1999년에 그룹의 모태인 볼보자동차를 포드자동차에 매각하는 결단을 내렸다. 대신 한국의 삼성중공업에서 건설장비부문(1998년)을 사들였다. 2001년에는 미국의 맥트럭과 프랑스의 르노트럭을 매수했다.
중장기적으로 경쟁력이 의심스러운 부문은 과감하게 포기하고 경쟁력이 있는 분야를 핵심역량으로 키우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었던 셈. 트로겐 부사장은 “당시 볼보자동차가 이익을 내고 있었고 스웨덴에서 매각 반대 여론이 높았지만 연간 생산능력이 50만대밖에 안돼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개방 확대로 세계시장이 하나로 통합되고 상위 3개 기업만이 살아남는 ‘빅3법칙’이 생존의 법칙이 되는 마당에 애국심이나 국적을 따질 수는 없었다는 것이다.
맥과 르노의 인수로 볼보의 트럭부문은 세계 3위로 뛰어올랐다. 볼보트럭은 예테보리와 호주의 브리스베인, 인도의 방갈로르 등 12개 지역에 생산공장이 있다. 맥트럭은 4곳, 르노트럭은 5곳에 생산공장이 있다. 마틴 윌포르스 볼보그룹 부사장은 “엔진과 기어박스 같은 핵심 전략 부품은 예테보리 본사에서 맡고 생산은 비용과 판매 등을 감안해 해외에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상용·운송차의 엔진개발을 위해 트럭 버스 건설기계 선박 항공기 등의 엔진개발을 총괄하는 ‘파워트레인’을 만들었다.
건설기계 부문은 아예 본사가 벨기에 브뤼셀에 있고 연구개발(R&D)센터는 한국 창원에 있다. 생산은 중국, 폴란드, 옛 소련 등 9개국에서 하고 있다. 볼보는 건설기계 사업을 1995년에야 시작했지만 적극적인 기업인수합병(M&A)과 현지화 전략으로 4위에 올랐다. 1∼2년 안에 3위로 부상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라스 하글룬트 볼보건설기계 사장은 “볼보는 볼보의 기술과 품질을 보장하는 높은 생산성을 낼 수 있는 곳이면 어느 곳에서나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테보리(스웨덴)=홍찬선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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