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캐나다 “광우병 네탓” 신경전

  • 입력 2003년 12월 28일 18시 47분


미국이 광우병 발생 소가 캐나다산이라고 발표하자 캐나다가 즉각 이를 반박하면서 광우병 감염경로를 둘러싸고 양국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미국의 잘못이 아니다”면서 수출시장을 되찾으려는 반면 ‘불똥이 튄’ 캐나다는 올 5월 광우병 발생의 악몽을 떠올리고 있다.

▽감염 소 수입경로=미국측 발표에 따르면 문제의 소는 2001년 8월 캐나다 앨버타에서 미국 아이다호주 이스트포트를 거쳐 워싱턴주로 수입됐다는 것. 앨버타는 5월 광우병 소 한 마리가 발견된 곳.

미 농무부는 조사관들이 광우병 감염 소의 귀에 붙어 있던 표찰을 도살장에서 찾아내 캐나다의 기록과 비교해본 결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방 조사관들은 이 소와 함께 수입된 73마리의 소를 추적 중이지만 감염 소가 미국에 널리 퍼졌을 가능성은 낮다고 농무부는 덧붙였다.

감염 소의 수입연도가 미국이 법으로 동물의 부산물이 든 사료를 소에게 먹이지 못하도록 금지한 1997년 이후인 점으로 미루어 이 소는 캐나다에서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는 것.

발표가 나오자 미국육우협회는 즉각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를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캐나다 반발=캐나다 식품검사국은 “정보가 충분치 않으며 보다 정확히 해야할 필요가 있다”면서 “(미국의 감염 소가 캐나다산이라는) 결론을 내기엔 너무 이르다”고 밝혔다. 양국이 파악한 감염 소에 관한 정보에 차이가 있다는 것.

캐나다측이 갖고 있는 기록으로는 감염 소가 97년 태어나 올해 6세이며 새끼 두 마리를 낳은 것으로 돼 있고 미국 조사관들은 감염 소가 4∼4.5세이며 3마리의 새끼를 낳아 그중 한마리가 죽었다고 믿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측 후속조치=미국은 감염 소가 캐나다에서 워싱턴주로 가는 과정에 머물렀던 목장들에 4∼5년 전 사료를 공급했던 다른 목장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농무부는 감염 경로를 추적하는 데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문제의 소가 출산한 송아지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감염 소가 발견된 목장에서, 나머지 한 마리는 다른 곳에서 각각 발견돼 격리 조치됐다.

하지만 미국은 모든 도축 소에 대해 광우병 검사를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소 한 마리 검사에 25∼50달러가 들고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보관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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