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협약으로 공동관리=채권은행들은 이날 오후 부행장회의를 갖고 기존 8개 채권은행뿐 아니라 외환 한미은행 등 2곳과 교보 삼성 대한생명 등 생보사 3곳, 삼성 LG 동부화재 등 손보사 3곳을 끌어들여 전체 16개사가 LG카드 공동관리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 이순우(李淳雨) 기업금융단장은 “오늘 논의된 사항을 각자 검토해 늦어도 31일까지 의견서를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동관리방안에 따르면 채권단과 LG그룹은 모두 5조1500억원을 LG카드에 출자전환하고 기존 주주에 대해 2.5 대 1의 감자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후 채권단은 채권은행 중에서 1곳을 정해 LG카드를 위탁경영 시키거나 새로운 경영진을 투입해 LG카드를 정상화시킬 계획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방안이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라는 게 금융계의 전망이다. 상당수 은행 및 보험회사가 주주, 노조의 반대를 이유로 “추가 지원이 불가능하다”고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채권은행 고위 관계자는 “자율협약으로 해결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며 “일단 산업은행이 인수한 뒤 재매각하는 방안 외에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법이 안 보인다=이날 오전만 해도 채권단은 구조조정촉진법(구촉법) 적용을 통한 LG카드 공동관리 방안을 추진했다.
LG카드를 정상화시키려면 제2금융권까지 동참해서 유동성 지원과 채무재조정에 나서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법적 구속력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구촉법은 자산유동화증권(ABS)에는 적용되지 않는 또 다른 문제점을 안고 있다. 구촉법이 적용되면 LG카드의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이에 따라 LG카드 ABS에 대한 조기상환 요구가 자동으로 이어진다. LG카드 ABS는 8조7000억원으로 전체 채무 21조원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구촉법 적용이 의미를 잃게 되는 것.
이에 따라 채권은행단은 오후 들어 자율협약에 의한 공동관리 방안으로 급선회했다. LG카드의 신용등급을 유지하면서 구촉법을 적용했을 때와 동일한 효과를 내겠다는 의도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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