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가 계속 좋아지고 있으며 내수침체의 먹구름도 미약하나마 점차 가실 전망이다. ‘새 마음 새 뜻’으로 증권사 객장 문을 두드리는 투자자들을 위해 전문가 6인의 전망을 들어봤다. 국내 6개 유력증권사의 리서치센터를 총괄하는 전문가들은 올해 증시가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데 모두 동의했다. 올해 종합주가지수가 1000선을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본 전문가도 많았다.
▽‘종합주가지수 1000 돌파’ 전망 우세=지난해 결정적으로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요인은 내수침체. 올해 내수회복 시점은 2·4분기(4∼6월) 정도가 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현대증권 정태욱 상무는 “소비경기 개선을 확인한 후 증시에 들어가려는 투자자들은 1·4분기(1∼3월)와 2·4분기 가계부채와 고용시장 지표를 면밀히 살펴보라”고 조언했다.
전문가 6명 중 4명은 상반기 내수회복을 거쳐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주가가 오르는 ‘전약후강(前弱後强)’의 증시 구도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계 증권사인 메릴린치의 이원기 전무는 ‘종합주가지수 고점(高點)’과 관련해 가장 낙관적인 1100선을 제시했다. 이 전무는 “3·4분기(7∼9월) 중 1000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면서 “2·4분기부터 소비자들의 체감경기가 좋아지고, 올해 수출과 설비투자도 지난해에 비해 각각 20%와 10% 이상씩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삼성증권 임춘수 상무와 미래에셋증권 박만순 상무는 올해 종합주가지수가 1000선에 못 미칠 것이라는 다소 비관적인 견해를 내놓았다.
연중 고점을 970선으로 내다본 임 상무는 “수출호조가 내수회복으로 연결되는 데는 한계가 있으며, 수출 자체도 낙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미래에셋 박 상무는 “지난해 주가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올해는 쉬어가는 한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1000 돌파는 내년 이후로 늦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효과’ 차별화=올해 증시의 호재(好材)로는 기업실적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점과 미국을 중심으로 정보기술(IT) 수요가 계속 늘고 있는 점이 꼽혔다. 반면 악재(惡材)에는 부동산 가격 급락 위험, 신용카드 문제 재발, 총선전후의 불안한 정치 상황 등이 올랐다.
한국 수출의 중요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및 미국 경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엇갈린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중국경제의 둔화 여부를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문이다.
대우증권 전병서 리서치본부장은 “올해 국내증시에서 ‘중국효과’는 계속 이어지겠지만 수혜 정도는 업종별, 종목별로 차이가 점점 벌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여부와 시기도 관심거리. LG투자증권 박윤수 상무는 “아직은 미국 정부가 디플레이션이 사라졌다는 확신을 못한 상태”라면서 “그러나 올해 중 미국이 금리를 올릴 것이 거의 확실하고, 그렇게 되면 세계 주식시장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주와 내수주 골고루 유망=올해 전문가들이 제시한 투자전략에서 지난해와 가장 큰 차이점을 찾으라면 내수종목들이 대거 등장했다는 것. 상반기에는 IT관련 수출주 위주로 투자전략을 세우고 하반기로 갈수록 내수주의 비중을 높이라는 주문이 많다.
현대증권 정 상무는 “올해 추가적인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이 예상되지만 엔-달러 환율보다 하락세가 완만하기 때문에 수출경쟁력에 유리하게 전개될 것”이라며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전화, 조선 등 전통적인 수출업종과 함께 수출-내수 수요가 동시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동차 분야도 유망하다”고 말했다.
LG투자증권 박윤수 상무는 “유통 음식료 은행 광고 미디어 등 내수업종, 인수합병(M&A)관련 종목, 기업지배구조가 우수한 종목들도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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