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産銀이 위탁경영…우리-국민-농협등 4조 출자전환

  • 입력 2004년 1월 2일 18시 21분


LG카드가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한 4개 은행에 의해 공동 관리된다.

또 채권단은 LG카드에 우선 5000억∼1조원가량을 출자(出資)전환해 주총 특별결의를 위한 의결권을 확보한 뒤 기존 주주에 대해 최대 44 대 1로 감자(減資)할 방침이다. 이어 3조∼3조5000억원을 추가로 출자전환, 당초 예정한 4조원 수준으로 출자전환 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급한 불은 껐다=금융감독 당국과 LG카드 채권단은 2일 서울 여의도 맨하탄호텔에서 모임을 갖고 LG카드 지분이 높은 산은과 우리은행 국민은행 농협 등 4개 은행이 주축이 돼 LG카드를 공동 관리하기로 했다. 산은은 출자전환 규모를 5000억원 이상으로 늘려 1대 주주가 돼 LG카드를 위탁경영한다.

채권단은 또 LG카드에 5000억∼1조원가량을 우선 출자전환한 뒤 기존 주주에 대해 균등 감자를 실시할 방침이다. 감자 비율은 최소 자본금 400억원가량만 남기고 나머지 전액을 감자할 방침이다.

LG카드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 이종휘(李鍾輝) 부행장은 이날 회의가 끝난 후 “산은이 2000억∼3000억원을 추가로 부담해 LG카드 1대 주주가 되고 나머지 3개 은행도 비슷한 규모로 출자전환, 4개 은행의 LG카드 지분을 50% 이상 확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부행장은 “공동관리의 큰 틀은 16개 채권 금융회사가 모두 참여한다는 것으로 나머지 12개 채권 은행 및 보험사들도 채권 잔액별로 출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산 넘어 산=각 채권 금융회사가 늦어도 5일까지 공동관리 방안에 대한 동의서를 제출하면 산은은 곧바로 LG카드 공동관리 방안을 확정해 실시하고 이후 인수자가 나타나면 LG카드와 증권을 함께 매각할 방침이다.

하지만 산은의 위탁경영에 대해 카드업계 관계자 및 시장 전문가 사이에서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성장 한계에 봉착한 카드산업과 올해 경기 여건을 감안할 때 LG카드 경영정상화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LG카드 기업가치가 떨어지면 결국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게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채권은행의 부담은 결국은 주주 및 고객의 부담으로 돌아갈 전망이다.

한편 국민은행은 이날 오후 사외이사까지 소집해 LG카드 공동관리 참여 여부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공동관리 방안이 최악의 경우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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