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외국계 증권사는 국내 증권사들의 전망치보다 다소 낮은 900선 전후를 지수 고점(高點)으로 내놓으며 하반기보다 상반기에 주가가 높이 오르는 ‘전강후약(前强後弱)’의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했다. 유망 업종으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정보기술(IT) 분야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은행, 통신, 유통 등 내수주의 부상을 점치는 증권사들도 많았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10여개 외국계 증권사 중 올해 1,000 돌파를 예상한 증권사는 메릴린치, 크레디리요네(CLSA), 씨티글로벌마켓(CGM) 등 3곳. 이들 증권사는 세계경제 회복→수출 호조→설비투자 증가→ 내수 회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올해 자리를 굳힐 것으로 내다봤다.
메릴린치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최고 5.5%까지 가능하다”면서 “종합주가지수가 1,000을 넘어서는 시점은 3·4분기(7∼9월) 정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JP모건은 올해 한국경제와 증시에 대해 가장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JP모건은 1·4분기(1∼3월) 종합주가지수가 700선까지 내려앉을 가능성이 있으며 2·4분기(4∼6월) 870선을 고점으로 더 이상 주가가 오르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도 올해 주가가 900선까지 도달하기 힘들 것이라는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지난해 하반기에 올해 종합주가지수 목표치로 927을 제시했던 UBS증권은 새해 들어 내놓은 보고서에서 지수 고점을 상반기 900선으로 하향조정했다. UBS는 미국과 중국경제의 불확실성을 들어 하반기 지수 목표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증시 낙관파와 비관파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잣대는 내수회복 여부와 ‘중국 효과’ 감소 가능성.
내수회복에 가장 낙관적인 견해를 보인 CGM은 지난해 3·4분기 경기 저점을 이미 통과한 것으로 판단하면서 신세계, 현대백화점, 국민은행 등을 경기회복기에 유망한 내수종목으로 제시했다.
반면 JP모건은 “내수회복은 2004년 1·4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며 “IT업종에 집중하고 내수주는 필수소비재 위주로 매수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대다수 외국계 증권사가 올해 한국 GDP 성장률을 5∼7%대로 예상한 가운데 CSFB, UBS, 모건스탠리 등 3곳은 내년 중국경제의 둔화 가능성을 이유로 상대적으로 낮은 4%대의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았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