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새해 백화점 매출 급신장

  • 입력 2004년 1월 6일 16시 21분


새해 연휴기간(1∼4일) 중 일본 도쿄(東京)의 주요 백화점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 가량 늘었다. 1월 1일엔 백화점 정문마다 개장을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섰다.

유통업계는 "경기회복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마침내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고 반색했다. 여성 의류가 가장 잘 팔렸고 DVD레코더 디지털카메라 등 전자제품과 골프 관련 상품도 호조를 보였다.

도쿄의 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11월까지 24개월 연속 전년실적을 밑돌다가 작년 연말을 고비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번 경기회복은 1990년대 초 '거품'이 붕괴된 이후 세 번째로 찾아온 것. 일본 경제는 1993년 11월∼97년 5월과 1999년 2월∼2000년 10월 등 두 차례 활기를 찾는 듯 했지만 정책 실패와 소비 침체가 겹쳐 주저앉은 바 있다.

아사히신문은 경기회복의 성격이 예전의 두 번과 다르다는 점에서 이번엔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탈출에 기대를 걸어볼만 한다고 보도했다. 당시는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려 인위적으로 경기를 부추겼지만 이번엔 수출 호조와 기업수익 개선에 의해 경기가 살아난 점이 다르다는 것.

일본 정부는 올해 2% 안팎의 실질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소비자물가의 상승 기조가 분명해질 때까지 시중에 돈을 푸는 금융완화 정책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주가 상승으로 소비 심리가 풀리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기업실적의 호조가 가계 부문에 어떻게 파급될지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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