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GEM보고서 "창업가 정신 높을수록 高성장"

  • 입력 2004년 1월 6일 18시 05분


프랑스의 경제학자 장 세이는 1800년 초 기업가를 ‘경제적 자원을 효율성이 낮은 영역에서 높은 영역으로 전환시키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사회에 기업가가 있기 때문에 자원이 효율적으로 쓰이고 전체적으로 생산성 증가와 함께 경제가 성장한다고 설파했던 것이다. 조지프 슘페터도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 위한 기업가들의 끊임없는 혁신이 생산성 향상의 핵심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기업가의 역할과 창업가정신은 오랫동안 생산성 향상과 경제성장의 가장 중요한 요인의 하나로 인식돼 왔다. 최근에는 창업가정신과 경제성장 사이의 인과관계를 실증적으로 증명하려는 연구가 늘고 있다.

대표적인 게 미국의 밥슨 칼리지와 영국의 런던경영대학원이 주도하는 GEM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부 박윤재 교수는 “투자 행위 등 일반적인 기업의 경영 활동보다 신규 창업에 무게를 뒀다는 한계를 지적할 수는 있지만 여러 국가의 연구팀이 공동으로 ‘창업가 정신과 경제성장의 인과관계 규명’을 시도한 최초의 대규모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2002년 발간된 GEM 보고서는 홍콩이나 싱가포르처럼 해외 무역이 국내 경제보다 몇 곱절 큰 국가를 제외하면 창업가정신과 경제성장이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조사 대상 37개국 가운데 창업가정신지수가 낮으면서 경제가 고성장하는 국가는 일부 있었지만 창업가정신이 높은 국가 가운데 경제성장률이 낮은 국가는 없었다. 창업가정신이 국가의 경제구조나 시장 프로세스의 변화 속도에 영향을 준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도 최근에는 창업가정신이 경쟁과 혁신, 신규 고용 창출 등을 늘려 경제 성장에 기여한다는 연구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정부는 어떻게 해야 할까.

삼성경제연구소 정구현 소장은 미국 맨스필드재단이 지난해 발간한 ‘아시아의 창업가정신’에 기고한 글에서 “정부는 창업을 고양시킬 수 있는 전반적인 비즈니스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며 “그러나 정부가 직접 개입할 경우 부작용이 있으므로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GEM 보고서는 “창업이나 기업의 퇴출이 자유롭게 이뤄지지 않으면 경제시스템의 적응 속도가 늦어져 경제성장도 낮아진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 “과학 기술에 대한 투자수준이 높을수록 경제성장과 혁신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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