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국내에는 왜 외국처럼 귀금속을 금융상품화하지 못할까’하는 생각을 가져왔던 강 차장은 11월 초에 돌아온 뒤 곧바로 ‘신한 골드리슈(Gold Riche) 금적립’ 상품을 내놓았다.
이는 국내 최초로 금을 금융상품화한 것. 금을 은행에서 살 수도 있고 금을 사서 통장에 적립한 뒤 만기에 원화 또는 금 실물로 찾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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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이 상품이 투자대상의 다양화로 금융 산업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2003년 최우수 금융신상품’으로 선정했다.
강 차장이 ‘현장 답사형’이라면 삼성생명 박현문 전무는 ‘통계 분석형’이다.
박 전무는 지난해 국내 각종 통계자료와 프랑스 재보험사인 스코어사의 통계자료 등을 철저히 분석했다. 그 결과 80세 이전에 노인 등이 치매 등 장기 간병이 필요한 상태에 빠질 확률이 35%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그는 “실제 간병 혜택이 80세 이후에 더 많이 필요하다는 사실에 착안해 국내 최초로 죽을 때까지 간병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이 지난해 10월부터 판매한 ‘무배당삼성실버케어보험’은 우수상을 받았다.
역시 우수상을 받은 미래에셋투신의 ‘미래에셋ELF 안정혼합투자신탁’은 이 회사 임진배 대표이사 상무가 직접 개발했다. 이 상품은 은행권의 주가지수연동 정기예금(ELD)과 유사한 투신권 최초 상품으로 원금보존 및 주가 상승에 따른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다.
임 대표는 “이미 이 상품은 해외에서 10년 전에 개발돼 인기를 끌었던 상품인데 국내에는 없어서 개발했다”며 “이제는 국내 금융회사의 상품 개발능력도 세계적인 수준과 큰 차이가 없다고 자부한다”고 덧붙였다.
증권업체로 우수상을 받은 대우증권의 이제성 부장은 국내에도 미국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처럼 우량기업지수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우량기업 20개 종목을 뽑은 ‘대표기업 지수형 마스터랩’이라는 이름의 종합자산관리상품을 개발해 눈길을 끌었다.
박현진기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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