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길승 SK회장 구속…회사돈 1조 유용혐의

  • 입력 2004년 1월 10일 01시 20분


침통한 손길승 회장
침통한 손길승 회장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SK해운에서 1조원 이상의 자금을 빼내 선물투자와 다른 계열사의 부당 지원에 유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으로 SK그룹 손길승(孫吉丞) 회장을 9일 구속 수감했다.

서울지법 강형주(姜炯周) 영장전담 판사는 “형량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며 도주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손 회장은 1998년 SK해운에서 자금을 인출해 계열사인 ㈜아상에 2492억원을 부당 지원하고 1998년 4월부터 2002년 8월까지 선물투자 명목으로 7884억원을 사용한 혐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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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손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에서 “선물투자에 사용한 돈 가운데 4700억원가량을 양도성예금증서(CD) 등으로 바꾸어 정치자금이나 SK그룹 고위층을 위해 사적인 용도로 사용한 흔적이 포착됐고 일부 자금은 최태원(崔泰源) ㈜SK 회장의 상속세 납부에 사용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손 회장 등이 선물투자를 하면서 최 회장의 차명계좌 3개를 이용한 사실을 확인하고 최 회장을 다음 주 소환해 차명계좌를 통해 비자금을 관리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손 회장이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에 비자금 100억원을 제공하고 대선 직후 최도술(崔導術) 전 대통령총무비서관에게 CD 11억원어치를 건넨 혐의를 확인하는 대로 손 회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손 회장은 이날 밤 서울구치소에 수감되기 전 “지난 세월 큰 고비를 많이 넘기다보니 난관이 많아서 염려할 일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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