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LG전자는 전날보다 5.43% 오른 6만4100원으로 장을 마치며 기업분할 이후 최고가 수준에 다가섰다. 주가를 끌어내렸던 악재들이 어느 정도 걷히면서 후발주자로서의 매력이 더 부각되는 모습이다.
다른 IT 관련주의 상승세와는 달리 움직임이 없던 LG전자가 상승세로 돌아서자 ‘못 올랐던 부분까지 한꺼번에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50만원대까지 치솟은 삼성전자의 ‘고공(高空)행진’을 쳐다볼 수밖에 없었던 투자자들도 투자 대안으로 LG전자 투자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LG전자가 뜨는 이유=우선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았던 LG카드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점을 찾았다는 인식이 작용했다.
작년 말까지 LG전자는 LG카드의 유동성 지원에 주도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시장의 불안감이 높았다. 그러나 지난주 LG그룹의 추가 LG카드 지원규모가 3750억원으로 확정되면서 불확실성 우려가 걷혔다는 평가다. 애널리스트들은 LG전자가 직접 카드채를 사들이는 등의 방법으로 LG카드를 지원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작년 말 ㈜LG가 보유하던 한국전기초자 주식을 1200억원대에 사들이는 방식으로 그룹측에 자금을 마련해 준 것도 예상(최대 8000억원)보다 작은 규모다.
앞으로의 관건은 실적. 올해 호황이 기대되는 디스플레이 시장에 힘입어 전망은 밝은 편이다.
LG전자의 영업이익 구성은 가전제품 40%, 휴대전화 25%,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등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35% 수준. 여기에 LG필립스LCD 등 자회사의 실적을 감안하면 경상이익의 절반 이상은 디스플레이가 차지한다.
대우증권 배승철 애널리스트는 “LG전자가 주력해 온 디스플레이는 상승추세를 그리며 계속 커지는 유망사업”이라며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2%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무거워도 오를 힘 있다=LG전자와 비교해 삼성전자의 주가 수준은 부담스러운 수준. 그러나 올해 초 IT주가 주도하는 세계 증시의 강세로 보아 추가 상승을 기대해도 무리가 없다는 의견에 비중이 쏠린다.
LG투자증권 구희진 애널리스트는 “15일 발표 예정인 삼성전자 분기실적이 또다시 사상 최고치 기록을 깰 가능성이 높다”며 “글로벌 기업으로서 주가 수준도 레벨업시키는 공격적인 투자 시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단 1조원대의 삼성카드 증자(增資) 참여는 부담이다. 삼성그룹이 추진하는 대로 삼성전자가 5000억원 규모를 출자하게 되면 단기적인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동원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삼성카드 문제 처리 과정에서 대주주와 외국인, 소액주주의 이해가 크게 엇갈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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