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시티와 대우건설에서 모두 7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10일 구속된 열린우리당 정대철 의원은 구속 직전 참모들과의 회동에서 이렇게 말하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한 측근은 12일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선대위가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들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것 중에 영수증 처리가 안 된 것들이 꽤 있는데 그런 모든 것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정 의원이 노 후보 캠프의 대선자금과 관련한 비밀까지 털어놓을 경우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정 의원은 또 구인되기 전날 김원기(金元基) 김근태(金槿泰) 김택기(金宅起) 의원 등과 저녁을 함께한 뒤 “내일 내가 들어가면 초상 치르는 겁니다”라며 자신의 앞날을 스스로 예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측근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줄줄이 걸린 상황에서 구색용으로 노 후보 캠프의 선대위원장 출신을 잡아넣었다”며 정 의원이 ‘희생양’이 됐다는 내부의 격앙된 분위기를 전했다.
정 의원은 이달 초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할 말은 많지만 피의자 신분이라서…”라며 말을 아끼면서도 “97년에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만든 뒤 감옥 가고 2002년에는 노무현 대통령을 만들고 이렇게 돼 버렸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털어놓았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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