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뜻 모순돼 보이지만 이를 실현하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4일 ‘미국 마케팅의 최근 동향과 시사점’이란 보고서를 통해 “미국 기업들이 고객의 욕구를 1 대 1로 맞춰주는 대량맞춤과 오프라인, 온라인, 카탈로그를 통해 동시에 제품을 파는 다채널 판매망을 실현하면서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정부와 업계 모두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이키는 10달러의 추가비용으로 모양, 소재, 색상 등을 직접 설계할 수 있고 이름까지 새겨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운동화’를 제공하고 있다.
남성복 브랜드 ‘브룩스 브러더스’ 뉴욕 매장에서는 보디스캐너를 통해 12초 만에 고객의 다양한 치수를 측정하고 쇼룸에서 원하는 색상, 디자인, 직물 등을 선택해 3주 뒤에 ‘나만의 정장’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의류 전문 컨설팅업체 KSA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36%가 대량맞춤 옷에 12∼15%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델컴퓨터 역시 고객이 직접 인터넷을 통해 원하는 사양을 조합해 컴퓨터를 주문할 수 있게 하고 있으며 대량맞춤 방식의 판매가 전체 매출의 50%를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카탈로그 등 여러 가지 유통망을 통합적으로 활용하는 이른바 ‘다채널 점포’가 시장의 승자로 부상하는 추세도 중요한 흐름.
미국에서 순수 온라인 점포의 매출성장률은 13%에 불과한데 반해 다채널 점포 매출은 이보다 4배 이상 높은 59%의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서점 아마존은 오프라인 대형 경쟁서점인 ‘보더스(Borders)’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온라인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젊은 층에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캐주얼 의류업체 제이 크루도 카탈로그를 통한 판매업체로 시작해 오프라인 및 온라인으로 진출, 현재는 세 유통 채널 중 온라인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대한상의 유통물류팀 임복순 팀장은 “순수 온라인 점포의 수익성이 낮은 이유는 고객들이 상품을 직접 보지 못한 상태에서 주문하기를 꺼리기 때문”이라며 “고객이 직접 상품을 만지고 볼 수 있도록 오프라인 전시매장의 오픈 등 판매 채널 다양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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