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최초 서구식 패밀리레스토랑 '코코스' 끝내 파산

  • 입력 2004년 1월 15일 17시 41분


‘비운(悲運)의 패밀리레스토랑.’

국내 최초의 서구식 패밀리레스토랑 체인점으로 꼽히는 코코스가 경영 악화로 끝내 문을 닫았다. 치열한 경쟁과 경기 불황 속에서 쓸쓸한 퇴장을 하게 된 것.

신동방의 관계사인 코코스는 법원의 파산 선고에 따라 전국 19개 매장을 닫고 자산과 채권정리 등 파산 절차를 밟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코코스는 1948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설립된 레스토랑 체인. 대농그룹 계열 미도파가 한국 사업권을 따내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1988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처음 매장을 냈다.

미국식 건물과 밝은 인테리어, 다양한 서구식 메뉴는 젊은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한때 연매출 500억원에 전국 45개 매장을 거느릴 정도로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외국계 패밀리레스토랑이 늘어나고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명성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돈을 빌려 점포 200개를 운영할 수 있는 식자재공장을 짓는 등 무리한 투자를 한 것이 화근이었다.

게다가 모기업인 대농그룹과 신동방의 적대적 인수합병(M&A) 공방 속에서 주인이 성원으로 넘어갔다가 다시 신동방으로 바뀌었다. 신동방에 인수된 뒤 ‘화려한 재기’를 꿈꿨지만 신동방마저 1999년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물거품이 됐다. 자본금 50억원에 부채만 1000억원에 이르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

꽁꽁 얼어붙은 경기 속에서 새 주인도 나서지 않았다. 숱하게 협상을 벌였지만 마땅한 인수자가 없었다. 결국 지난해 12월 말 법원에 파산 신청을 했다.

코코스 관계자는 “아직 매각을 진행 중인 업체가 있기 때문에 모든 게 끝난 것은 아니다”며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박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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