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올해 수출 목표인 2180억달러 달성이 어려울 수 있고 수출을 늘려도 기업 이익은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내수와 투자 부진 속에서 한국경제를 지탱해 온 수출이 타격을 받으면 전반적인 경기회복 시기가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원자재 값과 운송비의 ‘상승 행진’=국제유가는 연초부터 급등세를 보이며 지난해 3월 이후 최고가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지난해 말 배럴당 28.06달러에서 이달 14일(현지시간) 29.18달러로 1.12달러 올랐다.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14일 배럴당 34.49달러에 거래돼 작년 3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국제유가가 연평균 1달러 오르면 무역수지를 7억5000만달러 줄이고 경제성장률을 0.10%포인트 끌어내리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철강 유연탄 니켈 구리 등 원자재 값도 잇따라 오르고 있다.
포스코 동국제강 등은 중국의 수요 증가에 따른 국제 가격 상승을 반영해 최근 철강제품 가격을 t당 3만∼6만원 인상했다. 주요 수출 제조업체의 원자재인 철강가격 상승은 수출에는 악영향을 준다.
또 발전용 유연탄은 1년 새 중국산이 37%, 호주산이 64% 각각 올라 전기요금 상승 요인이 되고 있다. 니켈과 구리의 수입가격은 최근 5개월 새 최고 77% 올랐다.
수송비용 상승도 수출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고칠진 건설교통부 물류산업과장은 “지난해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운송비 인상이 새해 들어 적용되고 있다”며 “수출기업의 운송비가 평균 10% 상승할 것 같다”고 밝혔다.
해양수산부는 북미(北美)항로를 기준으로 올 5월 해상 운송비가 평균 20%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환율 급락 우려=박봉규 산업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환율 하락이 올해 수출의 가장 큰 관건”이라며 ‘환율 요인’을 걱정했다.
지난해 말 달러당 1200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180원 선으로 떨어졌다.
올 6월 말 원-달러 환율 예상치는 무역협회 1130∼1140원, 모건스탠리 1170원, JP모건 1100원, 골드만삭스 1025원, 도이체방크 1150원 등이다. 홍춘욱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2년간 유로화와 엔화 등 세계 주요 통화의 달러대비 환율 하락폭에 비해 원화의 환율 하락폭이 매우 작았다”며 “원-달러 환율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2년간 달러화에 대해 유로화는 41%, 엔화는 19.7% 각각 절상됐으나 원화는 9% 절상된 데 그쳤다.
산업연구원(KIET)에 따르면 달러당 원화 환율이 10% 떨어지면 수출은 19억달러 줄고 수입은 25억달러 늘어 44억달러의 무역적자 요인이 된다.
박봉규 실장은 “정부가 환율을 장기간 방어하기가 쉽지 않고 원자재 값 상승을 막을 마땅한 대책도 없다”고 우려했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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