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회장은 16일 발간된 ‘신동아’ 2월호 인터뷰에서 “정몽헌 회장은 타계하기 1년 전부터 정 명예회장을 비난하면서 ‘아무것도 못하게 해 놨다. 내가 친척들을 위해 혼자 이렇게 고생하고 있는데 삼촌이 그것도 몰라주고 나한테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속을 태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현 회장과의 인터뷰 요약.
정 명예회장은 지난해 8월 정 회장이 사망한 직후부터 현 회장에게 상속권을 포기하라고 강요했고, 10월 초 현 회장이 정 회장의 부채 일부를 상환해 상속이 개시되자 “당장 상속을 포기하지 않으면 너도, 네 아이들도 아무것도 못하게 하겠다”고 윽박질렀다는 것. 정 명예회장은 이때부터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집중 매집했다. 현 회장이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정몽구 회장은 “비즈니스가 얽혀 있어 직접 나서진 못하겠다”고 했다(정 명예회장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도 갖고 있다).
정몽헌 회장은 자살하기 전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조사를 받고 오는 날엔 늘 표정이 어두웠고 “집을 뒤지러 올지도 모른다”며 불안해했다. 정 회장에겐 잠꼬대를 하는 버릇이 있었는데 좀체 화를 내지 않는 그가 검찰 조사를 받고 오면 잠꼬대로 마구 화를 내며 몸을 뒤척였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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