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자 대교회장 "美 수학 학습지시장 진출 예정"

  • 입력 2004년 1월 18일 17시 24분


“삼성전자처럼 50만원 가는 주식은 아니겠지만 한국에서 가장 안정적인 가치투자 대상은 될 것입니다. 왜? 100년 대계(大計)라는 교육은 하루아침에 안 바뀌니까.”

증권거래소 상장을 코앞에 둔 대교 송자(宋梓·68·사진) 회장의 주가 전망이다.

‘눈높이 교육’으로 알려진 학습지 업체 대교는 2월 3일 증권거래소에서 첫 매매를 시작할 예정. 15, 16일 대교가 실시한 공모주 청약 최종 경쟁률은 148 대 1로 공모자금이 1조3000억원 몰렸다.

대교는 상장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교육 서비스업’으로 분류되는 기업이기도 하다. 송 회장은 “교육도 이제는 사업이 될 수 있다는 인식 변화”라고 평가했다.

“영국이나 미국은 기업 형태의 학교가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어요. 교육 분야가 수출 3위인 뉴질랜드는 경제협력단에 학원장들이 대거 포함될 정도지요. 교육이 공공재라는 관념에서 벗어나 세계적인 추세 변화를 따라가는 겁니다.”

학습지 사업의 미래가 마냥 장밋빛은 아니다. 우선 아이를 낳는 부부가 줄어들면서 시장의 절대적인 규모 자체가 축소되는 추세다. 학습지 시장의 진입장벽이 높지 않아 경쟁도 격화됐다. 대교는 시장점유율 50%로 1위이지만 구몬과 웅진, 재능교육 등 이른바 ‘빅 4’간 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송 회장은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낙관했다.

첫 번째 근거는 기존의 수학에서 한자 영어 국어 과학 등 과목의 다양화. 유아교육 시장을 겨냥한 ‘소빅스’, 아동도서 분야의 ‘아인슈타인’, 중등학원 ‘지(知)캠프’ 등도 시장 개척을 위한 대교의 ‘신(新)무기’들이다.

해외시장 진출은 송 회장이 성장 가능성에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사업. 대교는 ‘E.nopi’라는 글로벌 브랜드로 미국에서 수학 학습지 시장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수학 잘하기로 소문난 한국의 수학 교육방식은 경쟁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투자 리스크는? 송 회장은 “매년 액면배당률 15∼20% 수준이었던 배당 정책만 유지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답변했다.

그는 오히려 ‘우리가 1등’이라는 자만심을 리스크로 꼽았다. 이 때문에 “겸손한 마음으로 급격한 변화에 대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자주 직원들에게 강조한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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