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회복 상반기도 어렵다…백화점 신년세일 매출 4.8%줄어

  • 입력 2004년 1월 18일 17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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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수출경기 호조에도 불구하고 내수경기가 극심한 부진을 보인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이 같은 경기 양극화가 지속되면서 서민들의 체감경기는 좀처럼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11월부터 건설 수주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데다 올해 들어 설 대목을 맞은 유통업체도 극심한 매출 부진을 겪고 있어 상반기 중 내수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이달 들어 2∼17일간 신년 세일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8% 줄었고 신사 정장과 숙녀 의류가 10% 전후로 매출 하락폭이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같은 기간 매출액이 각각 8%, 6.3% 감소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내수경기가 아직 살아나지 않은 상태에서 대기업의 ‘선물 안 주고 안 받기 운동’이 확산된 데다 기업 등이 선물용 상품권을 줬을 때 상대방의 인적사항을 기록하도록 한 국세청의 방침까지 겹쳐 매출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내수 대신 경기를 떠받쳐 왔던 건설 경기도 지난해 말부터 침체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국내 건설공사 수주액은 7조427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9조6461억원)에 비해 23.0%, 지난달에 비해 14.2% 감소했다.

국내 건설공사 수주액이 감소세를 보인 것은 작년 3월에 전년 같은 기간보다 24.0%, 전월보다 3.0%가 줄어든 이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대한건설협회 김관수(金管洙) 홍보부장은 “부동산 규제대책의 영향으로 주택 수주물량이 크게 떨어졌으며 올해 민간부문 수주액은 13∼14%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해 내수경기가 극심한 침체를 보이면서 화폐 발행이 줄고 4·4분기(10∼12월) 성장률도 3%대에 그친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화폐 발행 잔액은 24조4900억원으로 전년 말의 24조1741억원에 비해 1.3%(3168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같은 증가율은 2000년의 5.08% 감소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2001년에는 4.25%, 2002년에는 8.2%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새로 찍어낸 화폐액은 29조6709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8.8% 감소했다.

김두경(金斗經) 한은 발권국장은 “올해 상반기 화폐 소요액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재정경제부는 지난해 4·4분기(10∼12월)의 전년 동기 대비 경제성장률이 3.6% 수준으로 연간 성장률이 정부가 기대한 3%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국제유가 상승, 환율변동 등의 변수 때문에 추계가 어렵지만 4·4분기 성장률은 3.6% 정도, 연간 성장률은 2.8∼2.9%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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