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회의에 자주 나오세요"…이건희, 구본무회장에 발언

  • 입력 2004년 1월 19일 18시 23분


19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의 오찬장에서 이건희(李健熙) 삼성그룹 회장의 ‘부탁 발언’이 화제가 됐다.

이 회장은 오찬이 끝날 무렵에 갑자기 “구본무(具本茂) LG 회장께 부탁 하나 드리겠다. 앞으로 전경련 회의에 자주 참석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참석자들의 박수가 이어졌다.

이는 구 회장이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거의 참석하지 않고 있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

LG는 98년 전경련이 주도한 이른바 ‘빅딜’ 때 LG반도체를 현대그룹에 넘긴 후 전경련 모임에 출석하지 않았으며 지난해에는 ‘전경련이 친(親)삼성 행보를 보인다’며 한때 회비를 납부하지 않았다. 특히 전경련이 삼성전자의 수도권 공장 증설을 요구하면서 LG필립스 파주공장 증설 허용을 예로 들어 ‘외자 기업과의 역차별’을 거론하자 불쾌한 반응을 숨기지 않았다.

이 회장이 ‘부탁 발언’을 하자 강신호(姜信浩) 전경련 회장대행은 노 대통령에게 “이 자리가 재계의 단합하는 자리가 되도록 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모임을 계기로 전경련 회장단이 단합된 모습을 보일지는 지켜볼 일.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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