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증시에 상장돼 있는 주식예탁증서(DR)값이 설 연휴기간 동안 큰 폭 오름세를 타면서 설 휴장(休場)으로 상대적으로 주가가 싸진 국내 원주(原株)에 외국인들이 '사자' 주문을 낸 것. DR은 해외 투자자들의 거래 편의를 위해 원주를 나눈 것으로 거래시장만 다를 뿐 사실상 같은 '상품'으로 볼 수 있다.
26일 대우증권에 따르면 유럽 증시에 상장돼있는 삼성전자 DR값은 23일(현지시간) 종가 기준으로 54만2322원으로 국내 원주가격 52만6000원(20일 종가)보다 3.10% 비쌌다. 이에 따라 26일 서울증시에선 외국인들이 삼성전자에만 3000억원을 웃도는 순매수를 보였다.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돼있는 웹젠 DR값(15만638원)과 국내 원주값(12만7000원) 차이는 무려 18.61%였다. 웹젠는 이 여파로 이날 상한가 가까이 치솟았다.
또 DR값과 국내 원주값 차이가 벌어진 한국전력 포스코 삼성SDI 신한지주 등에도 외국인들의 '사자'주문이 많이 몰렸다.
홍춘욱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설 연휴 휴장으로 국내 증시의 거래가 끊기면서 이런 가격차이가 발생했다"며 "시장간 차익거래가 일어나면서 가격 갭을 메우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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