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외국인 불법체류자 단속(2003년 11월 16일)이 시작된 직후인 지난해 12월 5∼12일 전국 건설현장 24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건산연에 따르면 실내장식공은 전체 근로자 중 외국인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불법체류자 단속 이전엔 59.1%였으나 단속 이후에는 12.2%로 급감했다. 실내장식공은 외국인 근로자가 집중된 대표적 직종.
또 △형틀목공이 43.6%에서 16.3% △철근공이 34.3%에서 10.6% △일반공이 31.3%에서 13.6%로 각각 줄었다.
이에 따라 공사현장에 투입되는 근로자 수(내외국인 전체)도 단속 이전과 비교할 때 △일반공 57.1% △형틀목공 59.0% △철근공 61.4% △실내장식공 66.3% 등 평균 60.2%에 불과했다.
24개 건설사업자들은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건설공사가 본격적으로 재개될 올 3∼5월에 인력난이 심화되면서 4개 직종의 봄철 임금 인상률이 10.9∼26.4%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부동산 경기가 호황을 누리면서 건설 현장의 인력난이 심했던 2002년 상반기와 비슷한 인상률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건산연의 심규범(沈揆範) 부연구위원은 “불법체류자 단속 이전 외국인 건설근로자 수는 14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며 “단기적으로 5만명 정도를 산업연수생과 고용허가제를 통해 확보하고, 노동력 수급 상황을 고려해 가감하는 등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근본적인 해법으로 건설현장에 투입할 내국인 청년층을 집중 육성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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