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펀드에 투자했다가 원금 손실을 봤던 개인투자자들이 최근 주가 상승으로 원금을 회복하자 앞 다투어 펀드를 환매해 자금을 빼가고 있는 것이다.
증권 투신사들은 주식형 수익증권 환매자금을 재유치하기 위해 새로운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26일 투신협회에 따르면 주식투자 비중이 60% 이상인 주식형펀드의 수탁액은 14일 현재 7조9950억원으로 2002년 3월 이후 22개월 만에 8조원대 밑으로 떨어졌다.
이후 신규 가입금액이 약간 늘면서 19일 현재 8조610억원까지 증가했지만 10조원대를 유지했던 작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2조원이나 줄어든 규모다.
장능원 대한투자증권 영업본부장은 “손실을 보고 있던 주식형펀드 투자자들이 최근 주가상승으로 원금이 회복되자 서둘러 돈을 빼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형펀드로 옮겨 타거나 아예 투자처를 바꾸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투자자들이 주식형 상품에 등을 돌리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증권 투신사들은 주식형펀드 환매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새로운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최근 증권사들이 판매하는 대표적인 상품은 주가 등락에 관계없이 은행 예금금리보다 약간 높은 연 7∼8%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는 ‘절대수익 추구형 펀드’.
대한투자증권은 목표수익률 7%에 도달하면 곧바로 주식형에서 채권형으로 전환되는 전환주식형 ‘인베스트타깃7 주식펀드’를 2월 6일까지 판매하고 있다. 주식에 60% 이상 투자하는 3개월 단기형 상품.
한국투자증권은 투자자금의 20%를 주식에 운용하면서 8%의 목표수익률을 추구하는 ‘부자아빠스테이블’을 내놓았다.
동양종금증권은 고객이 정한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머니마켓펀드(MMF)로 전환하는 ‘타깃전환형 주식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김범석 동원투신운용 사장은 “과거에는 주식형펀드에서 돈을 뺐던 투자자들이 주가가 오르면 다시 가입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주가지수연계증권(ELS) 같은 대체 상품을 찾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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