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주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원자재 가격의 상승에 힘입어 탄탄한 주가 움직임을 보였던 증시 주도주 가운데 하나다.
앞으로 추가 상승 여력이 적다는 신중론도 있지만 아직 ‘더 간다’는 기대감과 함께 증권사들의 매수 추천이 계속되고 있다. 수요 증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어지는 것이 주된 이유다.
▽“가격이 밀고 수요가 끌고”=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염화비닐수지(PVC)는 실내 장판이나 창틀, 파이프관 등 건설자재에 주로 쓰이는 원자재. 비닐봉지와 비닐하우스용 비닐 등의 원료인 폴리에틸렌(PE)의 가격 강세도 올해 상반기까지는 지속될 전망이다.
△원유와 천연가스 등 원재료 가격의 오름세 △중국의 플라스틱 제품 사용 증가에 힘입은 견조한 수요 △3∼5월 아시아 지역의 농업시즌 및 건설사업 착수 등 계절적 성수기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유로화 강세 역시 호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유로화 강세 부담으로 유럽의 화학제품 생산이 줄어드는 대신 수입이 증가하면 중동의 수출 물량이 유럽으로 몰린다는 것. 결국 아시아로 유입되는 물량이 줄어 수급 상황을 더 빡빡하게 만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27일 이런 이유로 석유화학 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 제시와 함께 한화석유화학과 LG석유화학, LG화학을 매수 추천했다. 목표주가는 각각 1만6000원, 3만5000원, 6만6000원.
미래에셋증권 박영훈 애널리스트는 “근래 보기 드문 석유화학제품의 가격 강세가 이어지는 점을 감안할 때 현재 주가는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상반기 이후 주가 움직임은 경계를=주가가 적정 수준 근처까지 도달했다는 지적도 있다.
한화석유화학은 지난해 3월 초 3000원선에서 올해 들어 26일 1만2300원으로 뛰어올랐다. 이날은 한화그룹의 대한생명 인수 관련 의혹이 악재로 작용해 전날보다 6.50% 하락한 상태. LG석유화학과 금호석유화학 등도 모두 2∼3배로 올랐다.
특히 LG화학은 LG그룹 리스크가 해소된 이후 외국인의 집중 순매수까지 몰리며 이날 6만10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다시 갈아치웠다. 이날 교보증권은 LG화학에 대해 “업황 전망은 좋지만 상승 여력이 축소돼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우리증권 김영진 애널리스트는 “화학주는 상반기까지 20∼30% 더 상승할 수 있지만 이후에는 실적 개선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주가 변곡점의 시기를 따지라고 조언했다.
![]() |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