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것이 개인용 비디오 녹화기(PVR). 국내에는 2002년 여름부터 시판돼 지금까지는 판매가 미미했다. 그러나 올해는 디지털앤디지털이라는 벤처기업이 ‘10만대 판매’를 목표로 제시한 대형 가전 유통업체와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는 등 관련 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PVR는 하드디스크를 이용해 기존 비디오테이프레코더를 대체하는 제품. 디지털 기술이 결합돼 실시간 방송을 정지해서 볼 수 있고, 놓친 장면을 되돌려 보는 것도 가능하다. 실시간으로 하드디스크에 저장했다가 다시 보여 주는 기능이 들어있기 때문. 이 때문에 TV를 보는 도중에 전화가 오면 TV화면을 일시정지시켰다가 실시간 보다 몇 분 늦은 화면을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볼 수도 있다.
여러 번 재생해 보더라도 화질 손상이 없는 것도 PVR의 장점.
현재 이 분야 시장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기업은 99년 설립된 디지털앤디지털. PVR 활용도를 높여주는 전자식 방송프로그램 가이드(EPG) 서비스까지 함께 제공하고 있다.
LG전자는 고화질(HD) 화면을 저장할 수 있는 PVR 제품을 내놓았다. 삼성전자는 하드디스크와 DVD플레이어를 결합시킨 제품을 작년 선보였다.
EPG기능을 활용하면 수많은 케이블 방송 프로그램을 책자에서 찾을 필요가 없다. 전화모뎀을 통해 매일 갱신되는 프로그램 목록을 통해 원터치로 녹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고교 영어’를 연속해서 녹화하려면 ‘시리즈 녹화’ 기능을 선택하면 된다. 매주 일정 시간대에 해당 프로그램을 알아서 녹화해준다. 시리즈로 녹화된 것을 재생하면 수회분의 방송을 연속해서 볼 수 있다.
디지털앤디지털의 윤인성 이사는 “지금까지 팔린 2000여대의 제품 중 상당수가 자녀들에게 필요한 교육용 방송을 녹화하기 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로 40GB와 80GB 용량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가격대는 60만∼80만원대. 40GB에는 최대 40시간의 방송 분량을 저장할 수 있다. 외장장치를 별도로 연결하면 CD나 별도의 외장 하드디스크에 화면을 옮겨 놓는 것도 가능하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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