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黃永基·사진) 삼성증권 사장은 28일 기자간담회에서 “1500여개 상장 등록회사 중 250개사가량을 엄선해 투자 의견을 제시할 것”이라며 “투자 의견은 ‘매수’ ‘보유’ ‘매도’ 3가지로 단순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이 범주에서 벗어난 종목에 대해선 “자신 없어 말씀 못 드리겠다”고 솔직히 양해를 구하겠다는 것. 황 사장은 “약정수수료 수입보다는 고객 이익에 충실하겠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증권사 인수합병(M&A)과 관련해 “위탁영업에 치중하는 한국 증권업 현실에 비춰볼 때 합병을 통한 몸집 불리기는 아무런 실익이 없다”며 “LG투자증권 등 매물로 나온 증권사가 많지만 아무런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M&A나 자산관리영업에 특화된 증권사가 있으면 웃돈을 주고라도 인수하고 싶지만 한국엔 그런 증권사가 없다는 것.
LG증권의 경우 카드사와 연결돼 있는 만큼 은행에서 인수하는 것이 낫다는 게 황 사장의 생각.
대신 M&A 기업공개 등 투자은행(IB)업무엔 “수수료 수입이 적더라도 경험과 실력을 쌓기 위해 거의 모든 거래에 뛰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증권사는 주식약정 수수료 수입보다 투자은행 업무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이 더 많다. 삼성증권도 삼성생명 등 기관투자가들과 1조원 규모의 사모주식펀드(PEF)를 조성해 법정관리나 화의 상태에 있는 비상장기업을 골라 적극 투자할 계획이다.”
황 사장은 “청계천 책방 중 1, 2군데가 잘해봤자 시장 규모는 절대로 안 커진다”며 “투자은행 및 자산운용 분야로 업무를 확장하는데 증권업계 모두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