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업-주류업계 "매출 직격탄" 백화점-특급호텔 "유탄에 울상"

  • 입력 2004년 1월 28일 18시 41분


“올해 들어 법인카드를 사용하는 고객이 줄면서 하루 매출이 반 토막났다.”

서울 신촌에서 룸살롱을 운영하는 A씨의 말이다.

고급 룸살롱이 밀집해 있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과 신사동 일대도 상황은 마찬가지.

역삼동에서 N룸살롱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하루 매출이 3000만원을 웃돌았지만 지금은 1000만원을 넘기기도 힘들다”면서 “강남 일대 대부분의 술집이 심각한 자금 압박을 받고 있다”고 털어놨다.

국세청의 ‘접대비 실명제’ 발표 이후 유흥업소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사동에서 단란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손모씨는 아예 전업을 고려하고 있다. 손씨는 “10실 이하 규모로 운영하는 영세업자에게 있어 이번 국세청의 방침은 ‘문을 닫으라’는 의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흥업소의 매출액 감소는 위스키업계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위스키 판매의 80∼85%가 유흥업소에서 이뤄지는 특성 때문.

위스키업체의 한 관계자는 “12월과 1월이 최대 성수기지만 올 1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0% 이상 급감했다”며 “유흥업소들이 잇달아 문을 닫으면 앞으로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백화점 상품권 판매와 특급호텔 식음료장의 매출도 부진한 상태다.

롯데와 현대백화점의 설 대목 기간(12∼21일) 상품권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8%, 8% 줄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접대비 실명제가 발표되기 전인 1월 초에는 지난해보다 20% 이상 상품권 매출액이 늘었으나 상황이 바뀐 것.

특급호텔 식음료장도 법인고객이 급격히 줄어들자 판촉행사를 구상하고 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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