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에 부실규모가 적었던 현대 등 소형 후발업체들은 공격적 경영에 나서면서 카드업계의 새판 짜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대형 카드사의 살아남기 전략=삼성카드는 29일 “그동안 아파트관리소에 무료로 제공해온 아파트 관리비 자동이체 서비스를 계약 만기가 돌아오는 대로 중지하고 있다”며 “대신 1.5∼2%의 수수료를 내는 아파트에만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카드는 무료로 지방세 수납 서비스를 제공해온 서울시에도 2%의 수수료를 요구했다.
LG카드는 내달 1일부터 서울시와 경남 창원시를 제외한 전국 66개 지방자치단체 지방세를 2∼12개월 할부로만 받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용 고객은 연 12∼21%의 할부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카드사들은 그동안 회원 확보를 위해 일부 가맹점에 대해 아예 수수료를 받지 않았다.
비자카드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리볼빙(회전결제) 제도는 현금서비스를 받은 고객이 다음달 결제일에 전액을 갚지 않고 5∼10%씩 장기로 분할해서 갚을 수 있는 제도다.
이 제도를 도입하면 회원은 자신이 정한 상환비율에 따라 매달 그 비율만큼만 갚으면 돼 연체자나 신용불량자로 몰릴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 카드사들은 이자 수입이 늘어나 실적이 개선된다.
씨티, 외환, 삼성카드 등 일부 카드사들은 이미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조흥은행도 4월부터 리볼빙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비자카드 관계자는 “회원사들과 5월까지 준비작업을 마쳐 대환대출 고객을 리볼빙 제도에 편입시키는 등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장윤석 마스타카드 한국지사장은 29일 기자 간담회에서 “리볼빙 제도가 카드사의 경영을 개선할 수 있는 훌륭한 대안이지만 만능통치약은 아니다”며 “리볼빙 제도에 불량 고객을 편입하면 부실이 뒤로 미뤄질 뿐”이라고 강조했다.
▽도약하는 후발 소형 카드사=현대카드는 최근 카드 모집인 150여명을 채용한 데 이어 이달 초 서울 부산 대전에 ‘영업 센터’ 4곳을 새로 개설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12월에 11억원의 흑자를 달성해 2003년 이후 비씨카드를 제외한 전업계 카드사 가운데 유일하게 월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신한카드도 다음달 중순 경남 창원시와 충북 청주시에 영업소를 추가 개설하고 카드 모집인 40여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롯데백화점 카드사업부문을 흡수한 롯데카드는 공연 티켓 등 각종 경품을 내걸고 덩치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들 카드사들이 무차별적인 회원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은 아니다. 현대카드는 작년 5월 ‘현대카드M’을 내놓은 이후 5개월 동안 120만명이 가입 신청을 했으나 신용이 좋은 47만명에게만 카드를 발급했다. 선발 대형카드사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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