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의 초상 및 도안은 대개 나라마다 20∼30년을 주기로 바뀐다. 한국은 제1공화국 이후 화폐 도안으로 세종대왕, 퇴계 이황, 율곡 이이, 충무공 이순신 등 추앙 받는 인물의 초상을 채택해 왔다.
이 시점에서 제안하고 싶은 것은 안중근 의사를 새 화폐 인물 모델로 채택하자는 것이다. 안 의사의 끝없는 민족애를 재발견하고 오늘 우리의 행위규범으로 삼자는 것이다. 물론 일본의 반복되는 역사 왜곡과 독도 망언, 신사참배 등에 강력 대처하고 우리의 민족정기를 선양하자는 뜻도 있다.
과거 일본 화폐 1000엔권에는 이토 히로부미의 초상이 그려져 있었다. 일본에 가서 지하철을 탈 때 그 돈을 넣은 지갑을 분실하지 않기 위해 품속에 깊이 간직했던 기억이 새롭다. 지금은 새 1000엔권이 나왔지만, 한때나마 일본이 우리를 침탈한 이토 히로부미를 화폐에 등장시켰다는 사실, 그리고 그걸 품에 지니게 만들었다는 사실에 분노를 느꼈다.
우연인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나라에서 사용했거나 사용 중인 화폐의 초상은 모두 조선시대 인물들에 국한돼 있다. 그것도 대부분이 이씨(李氏)다.
이런 한계를 넘어 조국광복의 영웅인 안중근 의사의 초상을 화폐도안으로 모시자는 것은 결코 국수주의적 주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죽음을 초월한 안 의사의 숭고한 세계평화 정신은 영원히 추구해야 할 이상이기 때문이다.
3월 26일은 ‘안 의사 서거 94주년’이다. 새 화폐의 인물모델로 그의 초상이 채택되는 기쁨을 온 국민이 함께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영광 전 국회의원·안중근의사숭모회 부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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