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울러 카드채를 포함한 회사채 등에 투자하는 제2금융권의 수신액이 급감하면서 총유동성(M3) 증가율이 4년 만에 4%대로 하락했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1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카드채 등 회사채는 지난달 1조5760억원이 순(純)상환됐다.
이는 작년 12월의 순상환액 801억원의 거의 20배에 이르는 수준이고 2002년 12월의 1조7000억원 이후 13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회사채시장이 극도로 위축돼 발행 물량은 크게 감소한 반면 상환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반영한다.
이에 따라 회사채에 투자를 많이 하는 은행 금전신탁 수신액 역시 1월 중 2조8289억원이 줄어 작년 12월의 감소액 1조6588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이에 따라 M3 증가율은 5%선을 깨고 4%대 후반 수준으로 추정돼 2000년 2월의 4.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M3 증가율은 2002년 5월의 13.7%를 정점으로 계속 하락했으며 작년 10월부터 5%대를 유지했다.
김인섭 한은 통화금융팀 차장은 "기업들이 투자를 주저하고 소비도 부진해 자금 회전이 제대로 안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회사채 발행 여건 악화로 제2금융권을 통한 통화공급량이 크게 줄어 유동성 총량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1월 중 은행들의 기업 대출은 전달보다 6조5330억원이 늘었고 이중 중소기업 대출은 3조8848억원, 대기업 대출은 2조6482억원이 각각 증가했다.
기업 대출 증가는 작년 연말에 금융회사들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유동성 비율 등의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대출을 일시적으로 줄였다가 다시 회복시킨 데 따른 계절적 효과라고 한은은 풀이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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