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보고서,생산 늘어도 고용으로 연결안돼…내수침체는 여전히

  • 입력 2004년 2월 5일 17시 51분


수출 증가세에 힘입어 경기가 미약하나마 회복 국면에 접어들고 있지만 내수 침체와 고용 부진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국제 원자재 값 상승으로 교역조건이 갈수록 악화돼 그나마 경제를 지탱하던 수출마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5일 내놓은 ‘경제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산업생산이 늘고 재고는 줄어드는 등 경기 관련 지표들이 전체적으로는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 12월 산업생산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4%, 출하는 9.6% 증가했으며 재고 증가율은 6.5%로 11월(7.2%)보다 둔화됐다.

현재의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향후 전망을 보여주는 선행지수도 작년 8월과 6월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다.

반면 기업들이 느끼는 경기실사지수(BSI)는 지난해 12월 조사에서 81에 불과해 11월(84)보다 오히려 낮아졌다. BSI가 100보다 낮으면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더 많음을 의미한다.

도소매 판매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 감소했고 내수용 소비재 출하도 3.9%나 줄었다.

내수 침체는 고용 부진으로 이어져 작년 12월 취업자수 증가율이 2002년 12월보다 0.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실업률도 3.6%로 11월(3.4%)보다 올랐다.

KDI 보고서는 “산업생산 증가에 따른 경기 상승이 고용 시장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으며 수출 관련 대기업을 뺀 소비자 및 중소기업의 체감 경기도 낮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 국제 원자재 값 상승으로 작년 11월 교역조건(85.9)이 10월(91.1)보다 악화돼 수출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고 내다봤다.

특히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가격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유가(油價) 등 원자재 가격은 높아 교역조건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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