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가 인상될 전망인 데다 조류독감 사태로 아시아 채권의 위험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LG카드 사태와 기업투자 위축으로 연초부터 국내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총유동성(M3) 증가율이 4년 만에 4%대로 떨어졌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이 4일 발행한 10억달러 글로벌 본드는 미국 국채와의 금리격차(가산금리)가 10년짜리 1.23%포인트, 5년짜리는 1.13%포인트로 결정됐다. 이는 당초 예상보다 0.03∼0.05%포인트 더 높아진 것이다.
이번 주말 5억달러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추진 중인 우리은행은 가산금리가 2.2%포인트 수준에서 책정될 전망이라고 미국 다우존스가 이날 보도했다. 우리은행이 작년 하반기에 발행한 해외채권의 가산금리는 1.0∼1.1%포인트 수준이었다.
작년 말 사상 최저 수준인 0.45%포인트까지 떨어졌던 외국환평형기금채권 가산금리도 4일 현재 0.60%포인트로 한 달여 만에 0.15%포인트 올랐다.
이처럼 가산금리가 상승 조짐을 보이면서 산업 하나은행 등 국내 은행들은 외화표시 채권 발행 일정을 연기하고 있다.
한편 한은이 발표한 ‘1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카드채 등 회사채는 지난달 1조5760억원이 순(純)상환됐다.
이는 작년 12월의 순상환액 801억원의 거의 20배에 이르는 수준이고 2002년 12월의 1조7000억원 이후 13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회사채시장이 극도로 위축돼 발행 물량은 크게 감소하고 상환이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회사채에 투자를 많이 하는 제2금융권의 수신액이 급감하면서 1월 중 M3 증가율이 4%대 후반 수준으로 추정됐다. 이는 2000년 2월의 4.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김인섭 한은 통화금융팀 차장은 “기업들이 투자를 주저하고 소비도 부진해 자금회전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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