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에 비해 평소 자동차에 관심이 적은 여성 초보 운전자들은 차를 사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다. 특히 첫 차는 중고차를 사는 경우가 많은데 ‘혹시 사고 났던 차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앞서기 마련.
봄이 오면 그동안 하락세를 보였던 중고차 가격이 조금 오를 전망이고 현재 매물이 충분한 상태라 지금이 중고차 구입의 적기다.
지난달 문을 연 국내 최초의 온라인과 오프라인 여성 전용 중고자동차 몰인 ‘미즈카(www.mizcar.com)’의 허정철 이사와 함께 중고차 사는 법을 알아봤다. 허 이사는 “미즈카는 ‘기름만 넣으면 탈 수 있도록’ 무료차량관리 서비스를 해 준다”며 “남성도 이용할 수는 있지만 무료 서비스는 없다”고 말했다.
▽어떤 차를 고를까?=초보 여성 운전자에겐 흰색 은색 노란색 등 밝은 색 차를 권한다. 여성들이 선호하기도 하지만 눈에 잘 띄어 확실히 사고율이 적다. 스틱형보다는 오토매틱형이 편하다. 중고의 경우 오토매틱형은 50만∼100만원을 더 줘야 한다.
특히 좁은 골목길에서의 운행이나 주차를 어려워하는 여성들에겐 소형차나 경차가 유리하다.
허 이사는 “2∼3년만 타고 새 차로 바꾸려면 조금 부담이 되더라도 연식이 짧은 인기차종을 골라야 제 값을 받고 다시 팔 수 있다”며 “오래 타려면 연식이 좀 됐어도 가격이 싼 차를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허가 업체를 이용=허가받은 정식 업체에서 사야 문제가 생기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업체가 자동차매매단지 안에 사무실을 갖고 있다면 일단 안심. 중고차 매매단지는 서울의 경우 영등포구 양평동 당산동, 성동구 용답동, 양천구 신월동 등에 있다. 웬만한 대도시에는 자동차매매단지가 들어서 있다. 만약 차를 보러 갔는데 매장이 없이 인근 주택가 주차장 등에 차를 세워 뒀다면 의심할 만하다.
▽성능을 반드시 점검해야=중고차를 살 때는 자동차매매사업조합에서 교부하는 자동차성능점검기록부를 꼭 받아야 한다. 차의 사고이력 등에 대한 정보가 나와 있다. 의무적으로 주게 돼 있지만 요구하지 않으면 그냥 넘어가는 곳도 많으므로 주의. 물론 이 기록부도 100%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된다. 직거래를 하려면 보험개발원의 자동차이력서비스(www.carhistory.or.kr)를 이용한다. 물론 소유자가 정보를 공개한 차량에 한해 조회할 수 있다.
▽무사고차는 없다=여성들이 중고차에 대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사고 여부. 허 이사는 “사고 한두 번 나지 않은 차는 거의 없다”며 “지나치게 무사고차에 집착하지 말라”고 말했다. 사고 여부보다는 얼마나 큰 사고였는지가 문제. 범퍼나 도어, 펜더 정도 교체된 것은 운행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 차량 외관의 작은 흠집에 신경이 쓰일 정도라면 새 차를 사야 한다.
▽부지런히 알아봐야=중고차는 차종과 연식이 같아도 업체에 따라 수십만원에서 100만원 이상까지 가격차가 난다. 일단 각 인터넷 쇼핑몰에 나와 있는 중고차 시세표를 확인한 뒤 최소한 3곳 이상의 업체를 찾거나 전화 인터넷 등으로 확인한다. 방문할 때는 차에 대해 잘 아는 사람과 동행하는 것이 좋으며 시운전을 꼭 해봐야 한다. 계약하기 전에는 제세공과금이나 과태료는 없는지, 차량등록증의 내용이 맞는지 등을 꼼꼼히 확인한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나홀로 차량점검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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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이 좀 있더라도 대부분의 여성운전자들은 차가 굴러가면 괜찮고 서면 고장 났다고 생각해요. 수시로 점검해줘야 오래 탈 수 있지요.”
성미산 차(車)병원 진상돈 대표(42)는 “여성운전자들이 다른 카센터에서 과잉점검을 많이 받았기 때문인지 차량수리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이곳을 많이 찾는다”며 “그러나 기본점검 방법을 알아두는 것도 바가지 안 쓰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서울 지하철 6호선 망원역에서 한강쪽으로 200m 떨어진 이면도로 옆에 문을 연 이 카센터는 국내 최초의 조합형 자동차정비업소. 현재 조합원 대부분은 성미산배수지 반대운동을 함께한 지역주민이지만 수도권에 사는 가구도 가입이 가능하다. 1계좌(10만원) 이상 가입하면 평생 조합원이 될 수 있는데 300가구를 모집할 예정.
진씨는 이 카센터가 아니더라도 정직하게 정비해 주는 동네 단골카센터를 정해 두라고 권한다. 그래야 엔진오일이나 부품 등의 교환 시기를 안내받을 수 있다. 차계부를 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엔진오일 타이어공기압 부동액은 매일 체크해야 하지만 적어도 주 1회 점검해야 한다. 여성운전자 중에는 부동액 없이 운전했다가 엔진까지 고장 내는 경우가 있는데 몇 만원에 해결할 것을 100만원 가까이 들이게 된다. 여성운전자는 우선 보닛을 여는 습관부터 들인다.
엔진오일 게이지를 뽑아 오일 수위가 L과 H 사이에 있는지 보고 오일의 색도 살핀다. 엷은 갈색이면 정상이다. 엔진오일은 보통 5000∼1만km 주행한 뒤 교환한다.
타이어공기압은 육안으로 볼 수도 있지만 주행 중 쏠림이나 이상 진동이 발생해도 살펴본다. 부동액은 보조탱크에 물이 있나 없나 살핀다. 배터리는 점검창이 녹색이나 파란색을 띠면 정상이고 투명한 하얀색을 띠면 교환해야 한다. 단골 카센터가 있더라도 부동액 교체비용이나 엔진오일 교환비용은 지역마다, 카센터마다 다르므로 잘 비교해 보고 선택한다.이곳에서는 부동액 교체비용(현대 뉴EF쏘나타 2000cc 기준)과 엔진오일 교환비용에 각각 2만원을 받는다. 02-3142-5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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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경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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