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올해는 더 이상 이 같은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1월 수출이 크게 줄어든 데다 원화강세마저 예고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
▽미국시장에서 약세=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1월 수출은 전월에 비해 각각 28.9%, 37.2% 급락했다. GM대우만이 전월 수준을 겨우 유지한 정도.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업계 전체로는 전월에 비해 31.9% 줄었다.
현대차의 주요 차종별 미국시장 판매량 | ||
차종 | 2003년 1월 | 2004년 1월 |
엘란트라 | 9,724 | 5,682 |
엑센트 | 3,938 | 2,803 |
EF쏘나타 | 5,580 | 5,502 |
싼타페 | 5,535 | 7,748 |
그랜저XG | 1,169 | 952 |
총계 | 27,179 | 23,738 |
자료:현대자동차 |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미국시장에서의 약세 탓이다.
현대차의 판매대수는 지난해 12월 3만4716대에서 올해 1월엔 2만3738대로 31.6% 줄었으며 기아차도 1만7029대에 그쳐 8.3% 감소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도 각각 12.7%, 8.1% 줄었다.
현대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말 2.4%에서 올해 1월엔 2.1%로 떨어졌다.
유럽시장에서도 1월에 2만4721대를 팔아 전월의 2만6866대에 비해 7.9% 줄었다.
▽수출 환경 악화=전월에 비해 판매가 줄어든 것은 12월에 연간 실적을 맞추기 위해 판촉을 강화한 게 큰 이유다.
그러나 미국시장에서의 약세는 한국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는 소형차에 대해 미국의 ‘빅3’가 경쟁을 강화하는 것도 주요 원인.
엘란트라와 경쟁하는 제너럴모터스(GM)의 카발리에는 판촉비로 엘란트라의 두 배인 3000달러를 지원하고 있다. 엘란트라의 판매는 전년 동기에 비해 4000여대나 줄었다.
현대차는 “2월부터 판촉을 강화할 것”이라며 “엘란트라에 대한 판촉비를 1500달러에서 2000달러로, 쏘나타 싼타페 그랜저XG의 무이자할부기간을 48개월에서 60개월로 연장한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재고부담도 걸림돌. 삼성증권의 김학주 애널리스트는 “업계에서는 적정 재고 물량을 3.5개월치로 본다”며 “현대차의 재고는 미국 약 4개월, 수출 전체로는 3.8개월”이라고 말했다.
LG투자증권 이동원 애널리스트는 “원-달러 환율이 하락(원화가치 상승)할 움직임인 데다 미국 시장에서 소형차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어 수출만회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올해 소개되는 신차들은 긍정적 요인이다.
3월 국내에 선보일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5, 6월부터 미국시장에 투입될 예정인 데다 EF쏘나타의 후속 차량(프로젝트명 NF)도 선보인다.
미국 못지않은 잠재력을 가진 중국과 인도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것도 긍정적. 인도의 경우 1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67% 늘어난 1만7035대에 이르렀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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