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화상, 맨손으로…' 중국의 巨商 30인의 사업수완

  • 입력 2004년 2월 6일 17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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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 맨손으로 시작해 중국을 지배한 30인에게 배운다/향양 지음 장수철 옮김/399쪽 1만4900원 서해문집

중국 상인, 화상(華商)은 유대 상인과 함께 세계경제를 이끌고 있는 한 축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잘 알려진 근·현대의 외국 상인은 주로 일본인이나 서양 상인들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중국 상인 30명을 꼽아 그들의 사업 수완과 경영 철학을 소개했다. 중국 경제사에 획을 그을 정도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인물들이다. 대부분 근·현대에 살았던 인물들이지만 범여(기원전 533∼기원전 452년)나 여불위(?∼기원전 235년)처럼 ‘옛날 상인’들도 포함시켰다.

의사와 약제사를 겸업하다 제약 판매업과 담배 판매업으로 변신해 큰돈을 모은 황초구(1847∼1931)의 사업 수완을 보면 ‘광고’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황초구는 1900년대 초 상하이를 거점으로 ‘옐로 보뇌즙’이라는 영양제를 만들어 팔아 큰돈을 벌었다. 그는 이어 복창담배공사라는 담배회사를 차렸다. 1917년 어느날 상하이 신문에 달랑 빨간 오리알 하나만 그려진 광고가 실렸다. 다음날은 아이의 뒷머리가, 그 다음날은 어린아이의 모습이 광고에 등장했다. 아무런 설명도 없는 이 광고에 사람들이 궁금해할 무렵, 신문에 ‘하루빨리 옥동자 낳기를 기원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광고가 나왔다. 어린이를 상표로 황초구의 담배를 알리기 위한 이른바 ‘티저 광고’였던 것. 중국 최초의 티저 광고 덕분에 황초구는 담배 사업에도 성공할 수 있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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