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숨은 보물’ 찾아보자…혜택 보고 시세 잘 살펴야

2월 들어 서울 등 수도권의 미분양 아파트가 속속 팔려 나가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는 서울의 미분양 아파트가 작년 말 735가구에서 이달 들어 500가구 남짓으로 감소했다고 10일 밝혔다.

경기 파주 화성시 등에서 작년 하반기 공급된 단지들은 1월 초 분양률이 70%대에 머물렀으나 최근 90%를 웃돌고 있다.

이는 작년 정부의 ‘10·29 대책’ 이후 급증한 미분양 단지 가운데 조건이 좋은 아파트에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늘어났기 때문.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는 “정부의 부동산대책으로 투기 수요가 줄고 웃돈(프리미엄) 거품도 빠졌다”며 “실수요자라면 미분양 아파트로 내 집을 장만해도 좋다”고 말했다.

▽수요자 혜택 많아=주택업체들은 미분양 아파트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중도금 무이자 융자. 이자를 업체가 부담하므로 사실상의 분양가 할인 혜택을 주는 셈이다.

서울 양천구 목동 ‘미래 래디앙’은 중도금을 무이자로 융자해 준다. 작년 8월 완공돼 계약금 10%만 내면 바로 입주할 수 있다.

지하철 5호선 목동역까지 걸어서 5분이면 갈 수 있고 주변에 편의시설도 많다.

서울 구로구 구로동 ‘동도 아르떼빌’은 평당 분양가격이 600만원선으로 저렴해 관심을 끈다. 작년 12월 입주를 시작했으며 39평형 중 일부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무이자 융자 혜택이 있으나 총 39가구로 단지규모가 작은 게 흠.

신월동에 짓는 ‘방원 예뜨랑’과 ‘은일 로즈힐’ 등도 중도금 무이자 융자 조건으로 입주자를 찾고 있다.

성북구 장위동 ‘그린빌’은 분양가격을 300만원 깎아 준다. 할인을 받지 않는 대신 드럼세탁기와 김치냉장고 등을 받을 수도 있다.

경기도에서는 남양주시 마석 ‘그랜드힐’, 부천시 소사동 ‘SK VIEW’ 등이 중도금을 무이자로 빌려주거나 총 분양가의 50%를 무이자로 융자해 준다.

소사동 ‘SK VIEW’는 1172가구의 대단지여서 눈길을 끈다. 일부 평형은 수천만원의 웃돈도 붙어 있다. 미분양 물량은 비(非)로열층이지만 시세를 감안하면 가격이 저렴한 편이라는 게 인근 중개업체들의 설명이다.

▽미분양 원인 확인 필수=아파트가 팔리지 않았을 때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주변에 기피시설이 있는지, 비로열층이 아닌지 살펴야 한다.

가장 손쉬운 선택 방법은 인근 아파트 값과 비교하는 것. 새 아파트라는 이점을 고려해 분양가격이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10∼20% 정도 높다면 관심을 가질 만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투자 목적으로 미분양 아파트를 사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미분양의 원인이 있는 만큼 큰 폭으로 값이 오르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분양업체가 내건 혜택이 과장됐는지도 살펴야 한다. 예를 들어 무이자 융자도 갚아야 할 시기나 융자 금액에 따라 실제 수요자의 혜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