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예정자 권리찾기…분양원가 공개,주차장 승강기설치

  • 입력 2004년 2월 10일 18시 47분


아파트 분양계약자들이 분양가 공개 및 인하, 설계 변경, 인테리어 교체 등을 요구하거나 관철시키는 사례가 늘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주택공급 방식의 후 분양제 전환과 서울시의 분양원가 공개 등을 계기로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10일 경기 고양시 풍동주공그린빌 분양계약자대표회의에 따르면 대표회의측은 6일 시행자인 주택공사 서울본부를 방문해 △분양원가 공개 및 인하 △지하주차장 승강기 설치 △주민과 주공 사이의 상시 협의기구 설치 등을 요구했다.

주공 서울본부 관계자는 10일 “본사와 협의한 뒤 13일경 회사측 입장을 알려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기 부천시 소사본2동 주공그린빌 입주예정자들도 현재 △분양원가 공개 △지하주차장 승강기 연결 △전실(前室) 설계 변경 등을 주공에 요구하고 있다.

한편 경기지방공사가 지난해 12월 분양한 경기 용인시 동백지구 내 써미트빌의 분양계약자들은 지난달 지하 주차장에 승강기를 설치해 달라고 요청해 원칙적인 동의를 이끌어냈다.

공사 관계자는 “설계변경과 이에 따른 분양가 조정 문제가 있으나 주민 전체의 의사를 물어 80% 이상 찬성하면 수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입주예정자들이 ‘지하 주차장에 승강기를 설치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사업장은 경기 용인시만 해도 동백지구 내 3곳과 죽전지구 내 1곳 등 모두 4곳에 이른다.

시공업체들은 처음엔 ‘공정상 설계변경이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주민 요청을 거절해왔으나 최근 주민들의 의사를 존중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꾸고 있다.

죽전지구 S아파트의 경우 시공사인 H건설이 입주예정자들과 한 달여 동안의 협상 끝에 “승강기를 지하 주차장까지 연장하는 것은 설계상 어려우니 대신 주차장에서 지상으로 연결되는 별도의 승강기 설치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최근 주민들에게 통보했다.

이런 움직임은 1년여 동안의 협의 끝에 지난해 10월 마감재 대폭 교체와 공기(工期) 단축 약속을 받아낸 인천 삼산주공 6, 7단지의 사례가 알려지면서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이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은 분양 2개월 전인 2002년 4월부터 인터넷 동호회를 구성해 조직적으로 대응한 결과 지난해 10월 △단지 내 조경시설에 공사비 10억여원 추가 투입 △공사기간 1개월 단축 △인테리어 변경 등의 양보를 얻어냈다.

삼산주공 6, 7단지 입주예정자회 박종출 회장은 “요구사항을 단행본으로 묶어 전달하는 등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하려고 노력했다”면서 “지금은 단지 주변을 흐르는 굴포천을 환경친화적으로 되살리는 문제를 주공과 인천시청, 부평구청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