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주간지 시사저널은 10일 발간된 19일자 커버스토리를 통해 “민씨가 이번 사건이 불거진 이후 청와대와 연락을 취하며 여러 사안을 사전에 조율했다”고 보도하면서 민씨와 가진 10여차례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이 잡지는 인터뷰 내용 모두가 녹음돼 있다고 밝혔다.
이는 653억원 모금설을 실체 없는 단순 사기극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경찰 수사를 뒤집는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또 민씨가 그동안 청와대와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으며 투자자 수와 사건 해결 방법 등을 조율해 온 것으로 보도돼 청와대가 이번 사건을 조직적, 계획적으로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민씨는 지난달 24일의 인터뷰에서 “청와대에서 ‘기자를 만나면 문제될 줄 몰랐느냐’고 그러더라. (나는) 3개월 후에 터지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고 했다”고 말해 거액 모금 사실을 스스로 언론에 밝힌 이유를 설명했다.
또 그는 지난달 30일에는 “사람(투자자) 수가 문제가 되더라. 어제 오늘 사람들을 만나서 숫자는 조정했다. 50명이 넘으면 문제가 있다니까 40명 전후로 만들었고 그렇게 해서 무마되는 걸로 조율했다”며 투자자 수를 누군가와 미리 조작한 점을 시인했다.
그는 파문이 확산된 2일에는 “청와대에서는 내사한다고 했다. 그런 식으로 해서 시간을 벌면서 (상황을)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경찰의 수사 착수에 대해 “청와대와 이야기는 다 됐지만 시늉은 해야 하니까 (경찰이) 움직이는 거다”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연행 직전인 4일에는 청와대가 “민씨가 투자자 수를 65명에서 47명으로 바꿨다”며 자신에게 불리한 언급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민씨는 “청와대가 실수한 것 같다. 오늘 아침 문 수석(문재인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하고도 통화했는데…”라며 당황해했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 이상원(李相元) 특수수사과장은 “민씨는 계속해서 ‘투자금을 모은 적이 없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으며 경찰은 수사와 관련해 청와대와 어떤 조율도 한 적이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청와대 윤태영(尹太瀛) 대변인은 “보도 내용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정확하게 파악해서 나중에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달 말 민씨를 직접 대면 조사한 금감원 신해용(申海容) 자산운용감독국장은 “아직도 민씨 말을 믿느냐. 한 사람 입에 여러 사람이 놀아나고 있다”며 “청와대와 말을 맞췄다는 것은 전혀 말이 안 된다”고 부인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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