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16일로 예정됐던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과 이라크 파병동의안에 대한 국회 본회의 처리가 13일 ‘동시처리’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FTA와 파병안에 대해 미온적 태도를 보여 온 열린우리당이 비난여론에 밀려 13일 본회의 동시처리를 제안했고 한나라당이 이에 호응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본회의 처리를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농촌의원의 마음을 잡아라=FTA 처리의 관건은 농촌 출신 의원들에 대한 설득 작업. 총선을 앞두고 지역민심을 정면으로 배반할 의원은 현실적으로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름이 공개되는 기명투표가 표결방식으로 결정됨에 따라 찬성표를 던질 의원들에게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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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비준안 처리의 최대 고비는 11일 예정된 국회 농림해양수산위.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과 한나라당 홍사덕(洪思德) 원내총무는 10일 회동을 갖고 농해수위의 논의 결과와 이에 대한 농민단체 등의 반응을 보고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열린우리당은 비판 여론이 의외로 심각하다는 점을 감안해 조속 처리 입장을, 민주당은 농해수위의 결과를 지켜본 뒤 처리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의 확고한 입장표명 필요=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정부와 열린우리당의 이라크 파병동의안에 대한 확고한 입장표명이 전제가 돼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당이 찬성하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안의 수정 입장을 밝혔던 열린우리당이 조기 처리로 입장을 선회함에 따라 13일 본회의 통과 가능성은 높아졌다.
정부안에 반대해온 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도 10일 의원총회에서 “파병안을 13일 또는 16일 FTA 비준안과 함께 처리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파병동의안에 ‘권고적 반대’라는 당론을 정했지만 열린우리당이 상정 및 처리를 주도할 경우 표결엔 적극 임할 방침이다.
한편 국방부는 이라크 추가파병 동의안이 20일까지 처리되지 않으면 4월 말 파병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파병 일정 재검토에 들어갔다. 또 예산이 집행되기 전에 실시할 수 있는 파병 장비 및 물자의 생산업체 선정, 파병부대 교육기간 등에 대해서도 재검토키로 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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