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7일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 회담을 고비로 국내 주식시장은 환율변동으로 인한 불확실성에서 벗어나 상승세에 탄력이 붙은 모습이다.
하지만 증시전문가들은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상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G7회담에서 ‘환율 유연성이 부족한 국가’로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 특히 중국이 거론됐기 때문. 중국 위안화 가치가 오르면 대(對)중국 수출기업이 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제로는 손실이 더 클 것이라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위안화 평가절상될까=2004년 빅맥 지수로 환산한 중국의 달러화 대비 적정 환율은 3.64위안이나 실제 환율은 8.277위안에 그치고 있다. 그만큼 저평가됐다는 의미.
G7국가들은 중국의 수출경쟁력이 높은 것은 위안화가 달러화에 고정된 때문으로 분석한다.
이에 따라 중국 관영주간지인 차이나 비즈니스 포스트는 최근 ‘위안화의 평가절상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보도했다.
골드만삭스는 “올 한해 중국이 5%가량 평가절상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건 도이치방크 BOA 등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중국 런민은행은 9일 ‘향후 수개월 내 위안화를 평가절상할 것’이라는 보도를 전면 부인했다. 위안화 가치평가 문제가 여전히 불확실성에 놓여있다는 얘기다.
▽위안화 가치 오르면 한국엔 악재=지난해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은 357억달러로 전체 수출의 18.4%를 차지한다. 대중국 무역흑자만 134억6000만달러(홍콩 포함 251억달러)에 이른다. 문제는 한국의 대중국 수출의 85%가 공업용 원자재와 중간재로 구성돼 있고 중국에 진출한 한국 제조업체의 가공수출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김영익 대신경제연구소 경제조사실장은 “위안화 평가절상으로 중국의 전체 산업 생산이 위축되면 한국의 원자재 수출도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제품 반도체 자동차부품 합성수지 관련 업종의 타격이 예상된다.
조용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위안화가 절상될 경우 한국도 동반 절상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이래저래 국내 수출기업엔 악재”라고 지적했다.
홍춘욱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위안화 평가절상 이후 중국 정부가 수출 대신 내수 경기부양에 나설 경우 중국에 통신장비 자동차 가전 등 내수용 완제품을 수출하는 기업에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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