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폭등이 세계 경제 회복과 중국 수요 증가, 달러화 약세라는 구조적 이유 때문에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원자재는 수급 상황이 개선될 조짐도 있어 가격이 조만간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산업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유가(油價)의 경우 10일(현지시간) 알제리에서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총회 결과에 따라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에서 원유 생산량 감축이 결정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달러화 약세로 인해 산유국들의 원유 판매 수입이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4월부터 6월까지는 전통적으로 원유 수요가 감소해 국제 유가가 떨어지는 만큼 이에 앞서 OPEC 회원국들의 생산량 준수를 강하게 촉구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석유공사 구자권(具滋權) 해외조사팀장은 “상반기까지는 유가가 지금보다 소폭 낮은 선에서 유지된 뒤 원유 수요가 늘어나는 하반기부터는 오름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공사와 한국은행은 이에 따라 지난달 배럴당 32달러까지 치솟은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이 1·4분기(1∼3월) 30달러, 2·4분기(4∼6월) 26∼27달러 안팎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연평균 전망치는 26∼28달러 선.
철강이나 곡물 가격은 하락 요인이 별로 없다.
중국의 원자재 수요가 여전하고 최근 4년간 계속된 흉작으로 인해 곡물 공급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의 철광석 수요 증가, 일본의 석탄 수요 증가, 남미산 곡물 출하 등이 겹치면서 해상 운임 또한 크게 올라 이들 원자재 값의 고공 행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산업연구원 김주한(金主漢) 선임연구위원은 “지금으로서는 철강이나 곡물 가격이 낮아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가격 부담으로 인해 중국 내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거나 세계 각국의 생산이 줄어들면 원자재 값이 소폭 조정을 받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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