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IT세상]연수기…“이젠 ‘부드러운 물’로 씻으세요”

  • 입력 2004년 2월 11일 17시 25분


《“우리 집은 ‘씻는 물’이 달라요.”

‘먹는 물’뿐만 아니라 ‘씻는 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연수기를 찾는 발길도 점차 늘고 있다.

연수기란 글자 그대로 물을 부드럽게 해주는 장치. 정수기가 먹는 물을 깨끗하게 해주는 것이라면 연수기는 씻는 물을 깨끗하게 걸러준다. 수돗물이나 지하수를 각종 불순물이 녹아있는 센물(경수)에서 약알칼리성의 부드러운 물(연수)로 바꿔주는 것. 》

▽연수기의 효능=업체들에 따르면 연수기의 가장 큰 효능은 일반가정에서도 온천욕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연수기를 통과해 부드러워진 물은 아토피피부염과 같은 피부질환과 탈모현상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한다. 또한 머릿결과 피부도 매끄럽게 해준다.

일반 수돗물로 빨래를 하면 불순물로 인해 세제의 세척력이 떨어지지만, 연수를 쓸 경우엔 세척이 잘되기 때문에 세제를 적게 사용해도 된다. 이처럼 연수기는 머리감을 때나 목욕할 때, 쌀이나 과일을 씻을 때, 화초에 물을 줄 때 등 생활 전반에서 폭넓게 사용할 수 있다.

▽어떤 제품이 있나=연수기 시장에 진출한 업체는 주로 정수기 관련 업체들이 많다. 웅진코웨이개발, 청호나이스, 동양매직 등 대기업에서부터 그린월드그린워터, 후레쉬워터, 원봉 등 중소 전문기업까지 수십개의 업체가 경쟁 중이다. 가격대는 10만원대부터 80만원대까지 다양한 편.

웅진코웨이개발(www.wjcoway.co.kr)의 ‘룰루’ 연수기는 부직포와 활성탄 비타민 등으로 만들어진 필터가 특징. 이 필터가 염소와 부유물질을 제거해서 피부 자극을 줄여준다. 또한 물탱크 내부에 분산판을 설치해 불순물 제거기능을 담당하는 이온교환수지에 물이 접촉하는 면적을 넓힘으로써 연수 효율을 높였다. 임대도 가능하며 가격대는 70만4000원선.

청호나이스(www.chnais.co.kr)의 ‘소프너비비’나 ‘굿모닝’ 모델 역시 염소와 부유물질을 제거하는 필터와 불순물을 흡착 제거하는 이온교환수지를 기본으로 갖췄다. 여기에다 아로마향 기능까지 추가해 목욕시 은은한 향을 즐길 수 있는 게 특징이라고. 임대도 가능하며 가격은 ‘소프너비비’가 77만원선.

그린월드그린워터(www.gwiris.com)의 ‘아이리스’ 연수기는 다른 제품에 비해 저렴한 가격대가 강점이다. 저가형의 경우 연수기 몸체가 1개인 제품을 사면 냉온수 조절이 어려워 사용하기 불편하다. 아이리스 제품은 몸체 2개로 구성돼 냉온수를 쉽게 조절할 수 있다. 가격은 26만원선.

원봉(www.wonbong.com)에서 나온 연수기는 연수기 내부에 자석을 추가한 것이 특징. 이 자석이 물을 자기처리해서 몸에 좋은 육각수로 만들어준다는 게 업체의 설명이다. 가격은 45만원 정도.

후레쉬워터(www.ifreshwater.co.kr)의 ‘심비’ 연수기는 연수기 내부의 수압을 이용해 회오리물살을 일으켜서 연수용액의 재생과 세척 기능을 높였다. 가격은 48만원선.

권혜진기자 hjkwon@donga.com

▼AS-무료설치여부 꼼꼼히 챙겨야 ▼

연수기는 어떤 원리로 ‘센물’(경수)을 ‘단물’(연수)로 바꿔주는 걸까.

연수기 안에 들어있는 ‘이온교환수지’ 장치가 바로 요술을 부리는 주인공이다.

수돗물이나 지하수를 센물로 만드는 것은 칼슘 마그네슘 철 칼륨 같은 금속성 이온 성분. ‘이온교환수지’는 연수기로 들어온 물에서 이들 이온 성분을 흡착해 불순물을 제거한 후 나트륨 이온성분을 대신 내보낸다. 이 나트륨 성분은 물을 온천수처럼 매끄럽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이같은 이온교환 반응은 무한정 지속되지 않는다. 일정량의 이온을 교환하고 나면 연수의 효과가 떨어지는 것. 이때 나트륨이 들어있는 소금을 보충해 주는 것이 바로 ‘재생’과정이다. 매끄러웠던 물이 수돗물처럼 ‘뻑뻑’한 느낌이 들면 바로 재생이 필요한 시기.

연수기를 구입하려고 할 때는 어떤 점에 유의해서 고르는 것이 좋을까.

우선 고려할 점은 자신의 관리능력이다. 연수기는 한두달에 한번씩 꼬박꼬박 소금을 보충하고 세척해줘야 하기 때문. 사후 관리를 못하면 무용지물인 셈이다. 따라서 관리할 자신이 없다면 관리까지 해주는 임대방식을 택하는 게 현명하다.

임대가 아닌 구입을 원한다면 회사는 믿을 만한지, 애프터서비스(AS)를 잘해주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각 업체의 홈페이지를 방문해서 고객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훑어보거나 대형 인터넷쇼핑몰의 제품 사용후기를 읽어보면 도움이 된다.

설치비가 무료인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부 인터넷쇼핑몰의 경우 3∼4만원가량의 설치비를 별도로 청구하는 곳이 있다. 따라서 미리 확인하지 않으면 생각했던 가격과 차이가 날 수도 있다.

최대 연수 용량도 눈여겨봐야 할 포인트. 우리 집 물 사용량에 비해 연수 용량이 부족하진 않은지 확인한다.

물속의 금속성 불순물은 이온교환수지가 걸러주지만 염소나 흙까지 제거해주진 않는다.

남은 불순물을 제거해주는 별도의 필터가 들어있는지, 재생과정이 간편한지 등 다른 기능까지 꼼꼼히 살펴봐야 구입 후 후회를 하지 않는다.

테크노마트 정진가전의 김광기 실장은 “아토피피부염 같은 피부질환이나 탈모현상이 심한 분들이 있는 가정에서 연수기를 많이 구입한다”며 “제조업체 중엔 중소브랜드가 많은 만큼 AS능력을 믿을 수 있는지 따져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권혜진기자 hj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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