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원화가치 상승(원화환율 하락)으로 달러당 1160원 선이 무너질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다 원자재 파동까지 겹치면서 한국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인 수출 경쟁력도 위협받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정부가 공언했던 5∼6%대 경제 성장에도 ‘빨간 불’이 켜져 경기침체가 길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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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재정경제부와 산업자원부 등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전날보다 0.91달러 오른 배럴당 33.87달러에 거래돼 34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또 중동산 두바이유와 북해산 브렌트유도 각각 배럴당 27.65달러와 29.86달러로 전날보다 0.22달러와 0.72달러 상승했다.
이 같은 국제유가 급등은 10일 알제리에서 열린 OPEC 총회에서 생산 쿼터를 동결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하루 생산량을 100만배럴(잉여생산분 150만배럴을 포함하면 250만배럴)씩 줄이기로 결정한 때문이다.
해외 에너지 의존도가 특히 큰 한국의 경우 국제유가가 오르면 원가 부담으로 수출에 악영향이 큰 반면 수입액은 늘어나 국제수지에 부담을 준다.
원화 가치도 가파른 오름세를 타고 있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50원 떨어진 1160.60원으로 사흘 연속 원화가치가 상승했다.
이처럼 유가와 원화 가치, 원자재 값이 동시에 상승하는 ‘3고(高) 현상’이 뚜렷해짐에 따라 수출 경쟁력도 급격히 악화될 조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미 지난해 1∼11월 평균 ‘순(純)상품 교역조건 지수’는 89.5로 1988년 이후 1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는 수출 기업의 채산성이 그만큼 악화됐다는 뜻이다.
한국경제연구원 허찬국(許贊國) 선임연구위원은 “투자가 위축되고 성장 잠재력이 크게 떨어진 시점에서 유가 상승 등으로 수출 경쟁력마저 잃게 되면 경기 회복 시점이 더 늦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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