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아기가 강화도 1891평에서 농사?

건설교통부가 12일 국세청에 통보한 비정상적인 토지거래 혐의자 7만487명은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토지투기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초등학교에도 다니지 않는 어린애가 수도권에 수 천평씩 땅을 사들이는 경우도 적발됐다. 또 이미 지난해 토지투기 거래혐의자로 이미 통보돼 국세청의 특별관리를 받는 중에도 다시 토지를 사들인 강심장 거래자도 5000명이 넘었다.

이번에 통보된 토지투기 혐의자를 유형별로 보면 △2회 이상 토지매입자 2만4764명 △2000평 이상 토지매입자 1만2746명 △미성년 토지매입자 318명 △이미 토지투기혐의자 가운데 추가 토지매입자 5540명 등이다. 또 △1회 이상 증여취득자 2만7674명 △천안과 아산 등 13개 주요 지역내 2회 이상 토지매도자도 8452명이나 됐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미성년자 토지투기 혐의자. 모두 318명의 미성년자가 349차례에 걸쳐 약 31만평의 토지를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에 사는 두 살짜리 K모 아기는 인천시 강화군의 농지 1891평을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농사를 짓는다는 것을 증명하지 않으면 거래허가가 나지 않는데도 적발되지 않은 경우다. 또 전북 익산시에 사는 L군(7)은 충남 서천군 일대 임야 1702평을 사들였다. 서울에 사는 J군(11)도 충북 청양군 일대 임야 5217평을 매입했다.

합법적인 증여를 위장한 토지투기 사례도 대거 적발됐다. 적발된 2만7674명(토지취득면적 4천91만평)중 상당수가 친인척이 아니라 별다른 관계도 없는 제3자에게 증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토지과다 매입자도 상당수 포함됐다. 서울에 사는 C모씨(52)는 총 32만8963평을 혼자서 다 사들였다가 국세청의 특별관리를 받게 됐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