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현대엘리베이터株 공개 매수” 재반격

  • 입력 2004년 2월 12일 18시 30분


금강고려화학(KCC) 정상영 명예회장이 현대그룹 경영권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며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공개매수를 선언했다.

정부가 KCC측이 공시의무를 위반하며 매집한 지분 20.78%에 대해 처분명령을 내리자 곧바로 반격에 나선 것이어서 KCC와 현대그룹의 지분경쟁이 다시 거세게 불붙을 전망이다.

과거 사례를 볼 때 공개매수를 통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은 인수기업과 피인수 기업 모두에 치명적인 피해를 안겨줘 몇몇 회사는 부도가 나기도 했다.

KCC는 2월 18일∼4월 13일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57만1500주(8.01%)를 주당 7만원에 공개매수하기로 했으며 이중 50만주는 KCC가, 7만1500주는 대주주인 정상영 회장이 매입하겠다고 12일 밝혔다.

KCC는 “기존 대주주인 김문희씨와 경영권 분쟁이 있어 주식의 추가적인 취득을 통해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함으로써 경영권 분쟁상태를 종식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공시해 경영권 장악 의지를 분명히 했다.

KCC는 증권선물위원회가 처분명령을 내린 20.78% 가운데 3개 뮤추얼펀드 보유분 7.87%를 먼저 시장에서 판 뒤 8.01%를 공개매수하고 정상영 회장의 신한BNP파리바 투신운용의 사모펀드 주식(12.91%)도 같은 방식으로 처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KCC의 공개매수가 성공하면 KCC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은 다시 37%대로 높아져 현정은 회장 등 현대그룹 우호세력이 보유한 지분 30%를 앞지르게 돼 현 회장이 경영권 방어를 장담하기 어려워진다.

한편 현대그룹은 “도덕적 명분을 잃은 KCC측이 결국 지분싸움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하며 주식추가 매입 등 다양한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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