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머니측 “盧캠프에 10억씩 두차례 전달”

  • 입력 2004년 2월 12일 18시 30분


12일 열린 불법대선자금 청문회에서 대부중개업체인 ‘굿머니’측이 노무현(盧武鉉) 대선후보 캠프에 30억원의 불법 대선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일부 뒷받침하는 증언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측은 국정조사와 특별검사를 통해 의혹의 실체규명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파문이 확산될 조짐이다.

굿머니의 자금 모집책인 김진희씨(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청문회에서 “굿머니 김영훈 사장의 지시에 따라 2억원씩 5개(10억원)로 나눠 여행용 가방에 담은 뒤 직원 차에 실어 김 사장에게 전달한 것을 2002년 11월말과 12월말경 두 차례 봤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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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이 돈의 용처와 관련해 “500억원의 큰 돈이 움직였는 데 ‘윗 선’에서 뭔가 작용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한 뒤 “대선 당시 노 후보의 비서실장인 신계륜(申溪輪) 의원에게 이 돈이 전달됐다는 얘기를 나중에 들었다”고 밝혔다.

김씨는 또 “노무현 대통령이 ‘감사하다’고 말했다는 데, 이를 녹음한 CD 내용을 들은 적이 있느냐”는 조재환(趙在煥) 의원의 질의에 “일부를 들었으나 내용을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청문회가 끝난 뒤 “CD를 보관하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일부를 갖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에 대해 신 의원은 이날 “김영훈 사장을 개인적으로 알고 있고 만난 적도 있지만, 2002년 9월부터 2003년 2월25일까지 노 후보 비서실장, 당선자 비서실장과 당선자 인사특보를 지내며 공식 또는 비공식으로 경선자금, 대선자금, 당선축하금은 단 돈 1원도 받지 않았고 전달하지 않았다”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한편 민주당 유용태(劉容泰)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열린우리당의 폭력적인 청문회 방해와 조직적인 증인출석 차단, 핵심증인 불출석 등으로 국민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며 “국정조사와 특검 등을 통해 진실을 규명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 민주당 김경재(金景梓) 의원이 폭로한 동원산업의 노 후보 측 50억 제공의혹과 관련해 김재철(金在哲) 동원산업회장은 “불법정치자금을 단 한 푼도 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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